사랑하는 한 탐욕은 끝이 없다

지한숙 기자 newschina21@naver.com | 2019-03-02 15: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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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지한숙 기자]

 

▲  드라마 루이전(如懿传)의 루이의 모습

 

인기리에 방영된 <루의전(如懿传)>을 보니, 과연 그 인기의 이유가 있었다.


후궁에서 다른 비빈들은 자기가 동반하고 있는 사람이 인간이 아니라 맹수 혹은 곧 맹수로 변신하게 될 것임을 다소 알고 있었지만 오직 루의(如懿)만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기대하고 진심으로 함께할 뿐이었다.

 
무협소설에서 가장 살상력이 강한 병기는 빙퍼선전(冰魄神针)이라고 하는데 차가운 빙신(冰心)으로 만들어져 다른 권모병기들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킨다. 하지만 빙신(冰心)과 빈전(冰针)은 세상에서 가장 보기 드문 물건으로서 오염되기 쉬워 마치 온실 속의 꽃봉오리와 같다.

 

<주역(周易)>에 “잠룡재연, 견룡재전, 비룡재천, 항룡유회(潜龙在渊,见龙在田,飞龙在天,亢龙有悔)”라고 했는데, 사물발전의 법칙도 대부분 이와 마찬가지이다. 깊은 못 속에 잠복해 있는 용은 따뜻한 정감을 나눌 수 있지만 하늘에서 호풍환우하는 비룡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기처럼 흑화(黑化)되고 함께 싸우는 파트너이기에 온실 속의 꽃봉오리를 보호하거나 빙원이 오염되지 않게 보호할 필요는 없다.


<루의전> 첫 시작을 보면 사랑이 의지할 곳 없고, 살아 남기 위해 오로지 싸워야 하는 것이라는 후반의 흐름을 거의 예측할 수 있다. 지난 번 궁정 투쟁의 챔피언인 태후가 좌석에 앉아 새 황제의 옛 사랑과 새 비빈들을 내려다 보며 “너희들은 꽃망울처럼 신선하고 연하구나”라고 말한다.

 

 꽃봉오리들은 태후의 이 말이 자기들의 젊음과 아리따움을 질투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여기에는 꽃처럼 아름다운 젊음에 대한 부러움이 조금이나마 있지만 주요하게는 유수처럼 흐르는 세월에 대한 감회와 이 꽃다운 여인들을 위해 흘리는 식은 땀이다.

 

오직 경험해 본 사람만이 후궁은 사실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 전쟁터로서 어떤 사람은 시체가 되어 죽게 되고, 어떤 사람은 죽음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되고, 최후의 승자는 오직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드라마에 대해 “높은 직위에 있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한 무리의 여인들이 인간성을 상실하고, 옥신각신 암투를 벌이고, 서로 함정을 파 상대방을 해치는 모습을 관객들이 흥미진진하게 보는 것도 영화와 텔레비전 문화의 일대 가관”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피비린내가 풍기고, 꿀벌은 향기가 가장 풍기는 꽃을 주시하며, 파리는 가장 썩고 구린내 나는 덩어리를 노리게 된다. 이는 생물의 본능에 불과하다. 권력의 진공 속에만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신기한 점은 바로 생장하는 토양과 조건의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자주 말하는 ‘평등’에만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 사랑은 납치의 형식으로도 나타난다. 영화 <붉은 수수밭(红高粱)>에서 쥬얼(九儿)이 수수밭에서 워예예(我爷爷)와 하는 사랑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 할 수 있는데 당사자들은 그래도 불 같은 사랑을 한다.


사랑 자체가 본래 기적이고, 뜻밖이고, 우담화이고, 불꽃이다. 사랑은 심지어 엉망진창으로 혼탁한 공기 속에서 살아나는 한 송이 꽃의 경이로움이다.


사랑은 쉽게 전기가 나가지만 생활은 계속 해야 한다. 사랑만 하고 바치려 하지 않고, 경험하려 하지 않는 그런 마음가짐이 오히려 가장 탐욕스러운 것이다. 칼빛과 칼의 그림자, 옥신각신 싸움은 모두 사랑이 부여하는 세트일 수 있는데 마치 루의(如懿)처럼 마침내 사람을 감동시킨다.

 

그녀는 진심으로 사랑했고,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고, 사랑의 이상이 티끌 속으로 떨어졌고, 삶의 현실을 위해 싸워왔고 발버둥쳤다.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생활의 흐름은 진실이고 그들 자신도 진실하기 때문이다.

[글/ 쇼우요(肖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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