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스, 견문이 넓어야 중화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1)

우치스(伍绮诗)의 처녀작 <소리 없는 고백(无声告白)>은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www.amazon.com)이 선정한 ‘2014년 최고의 책’으로 꼽히는 한편 2015년 5월에는 <뉴옥타임즈(NewYork Times)>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지금껏 미국 소설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야기”라는 평도 있다. 7월에는 중문판도 출판되었다. <소리 없는 고백>은 어떤 이야기일까?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5-08-28 14: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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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룽샤오칭(뉴욕에서 보냄)] 아침식사 식탁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평상시 일상처럼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아침을 보내길 계획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엄마 마릴린이 첫째 딸 리디아의 밥그릇 옆에 연필과 물리숙제를 놓아둔다. 숙제에는 틀린 부분이 체크되어 있다. 

 

아빠 제임스는 차를 운전해 출근 중이고 리디아의 오빠는 하품을 하며 위층 침실에서 내려오고 있다. 리디아의 여동생은 의자에 앉아 콘후레이크를 한 조각씩 씹어먹고 있다. 그러나 리디아는 전처럼 시간에 맞춰 아침식사 식탁에 나타나지 않는다. 어디 갔을까? 애써 추측할 필요 없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구절에 놀라운 답을 이미 이야기하고 있으니. “리디아는 죽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시작부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소리 없는 고백>이란 제목의 이 책은 손을 땔 수 없는 소설이다. 1977년 5월 3일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던 아침이 오하이오주의 혼혈가정을 어떻게 뒤 흔들어 마음에 숨겨둔 체 다른 사람,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을 마주할 수 밖에 없게 할까.


우치스는 떴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모르고 있다 


이야기의 처음부터 죽은 리디아는 어떻게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던 착한 소녀에서 자신의 생을 삼켜버린 깊은 늪으로 빠지게 되었을까?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없던 시대는 주위환경과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가정을 어떻게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일까? 끊임 없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지막에 이 질문들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독자는 이 답들을 찾은 후에야 이 이야기가 표면의 미스터리 수사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이 때문에 이 책은 출간되자 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소설의 작가인 화교 우치스는 자신의 처녀작의 ‘대뱍’ 소식을 아침식사 식탁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소설 첫 장면의 구절을 이용해 표현한다면 “우치스는 떴다. 그라나 그녀 자신은 모른다.”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사실 <소리 없는 고백>의 영문판은 작년 6월말 펭귄출판사(企鹅出版社)를 통해 미국에서 정식으로 출판되기 전부터 평론계의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6월 24일 아침까지 우치스는 마음의 확신이 없었다. “그날 식탁에서 아들 밥 챙겨주고 있었죠. 밥을 먹으면서 트위터를 훑어보는데 갑자기 축하한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조금 놀라서 뭘 축하하냐고 물었더니 제 소설이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선정한 ‘2014년 최고의 책’으로 뽑혔다는 거에요. 그제야 알았죠. 세상에. 보니까 정말로 많은 분들이 제 책을 읽으신 거에요.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야기해줘 봤는데 이제 네 살이라 레고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우치스가 말했다. 


그 이후에 좋은 일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소리 없는 고백>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서 ‘A-‘의 높은 점수를 받는가 하면 <로스앤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로부터 “매우 성과 있는 처녀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2015년 5월에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0위에 오르면서 네덜란드, 중국, 벨기에, 이탈리아 등 언어의 번역본이 출간되고 매사추세츠 도서상, 오하이오 도서상 등의 후보로 올랐다. 우치스 역시 쉴새 없이 바빠졌다.

 

독자와의 만남과 강의로 스케줄 표가 가득 찼다. 그러나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가져온 흥분과 설렘도 독자가 이야기 해 준 소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던 이야기를 알려주어 고맙다는 비(非)아시아인 독자도 있었고 이야기에 몰입되었다면서 주인공과 같이 여러 민족으로 이뤄진 가정의 아시아인으로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야기에 문학작품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찾고 싶었지만 매번 실망했다는 아시아인 독자도 있었어요. 1년여 동안 들었던 칭찬 중에 최고의 찬사였죠.” 우치스의 말이다. 


미국 근·현대문학 중에는 유명한 고전<톰 아저씨의 오두막 (Uncle Tom's Cabin)>,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부터 2009년 출판되어 같은 이름의 영화로 제작된 <헬프(The Help)>. 최신작 <배신(The Sellout)>까지 인종문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이 소설들은 대부분 흑인과 백인의 관계에 착안하고 있어 흑백이 인종문제의 전부인 듯한 느낌을 준다. 

 

아시아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은 일찍이 유명세를 탄 2세대 화교작가 맥신 홍 킹스턴(Maxine Hong Kingston, 汤婷婷), 에이미 탄(Amy Tan, 谭恩美)에서 이후의 이민작가 하진(哈金), 리이원(李翊云) 등 아시아인의 인구비율만큼은 아니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은 적국의 이야기를 하거나 화교이민자 자신과 그가 처한 미국이란 환경의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리 없는 고백>과 같이 화교가 미국에서 겪게 되는 인종 및 문화갈등을 한 가정으로 끌어들여 한결같이 주류사회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아버지, 남달리 중국인과의 결혼을 추구하는 백인어머니, 부모와의 이념갈등으로 세 혼혈인 자녀가 겪는 어려움과 혼란을 그리면서도 그간의 문제와 갈등을 반영한 작품은 많지 않다. 한국계 작가 Alexander Chee는 <뉴욕 타임즈>에 쓴 <소리 없는 고백>애 관한 서평에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지금껏 미국 소설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야기”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책의 많은 줄거리는 우치스 자신의 삶을 투영한 것이다.

 

[저작권자ⓒ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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