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병’과 심리 상담

심리 상담의 역할은 마치 물에 빠지려고 할 때 갑자기 누군가 끌어올려 주거나
혹은 오랫동안 병을 앓은 사람에게 진통제를 복용하게 하여 아픔이 좀 가라앉은 후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결국 심리 상담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발행인겸편집인: 강철용 newschina21@naver.com | 2021-07-01 1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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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발행인겸편집인: 강철용]

베이징(北京)의 한 인터넷회사 화상부서에서 근무했던 리우첸(劉倩)은 “대기업은 복잡한 구조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라며 “자신은 이 거대한 시스템에서 생명이 없는 나사였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그녀가 승진한 후부터 바뀌었다. 6년 근무하던 업무에서 관리직으로 승진한 후 그녀는 매일 업무 처리 시간보다 인간관계 처리에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았다. 동료들끼리 서로 배척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퇴행화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우첸은 점점 더 바쁘게 지냈고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의의를 더욱 의심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리우첸은 점점 불행하다 느끼고, 활력을 잃어갔다. 이후 2년 동안 일의 성과도 ‘우수’에서 간당간당 합격선에 도달할 정도로 떨어졌다. 2016년 퇴직 전 병원을 찾았을 때 우울한 상태였지만 ‘병’에 걸린 정도는 아니어서 약을 먹지 않고 심리상담사를 찾아 ‘대화를 통한 심리치료’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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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진행자인 80년대 후반의 국가급 심리상담사 추린(楚林)이 

한 회사 회장 보좌직을 맡은 이 여사에게 심리 멘토링을 하고 있다. 

사진/시각중국

 

몇 차례 상담을 한 뒤 독학으로 심리학을 공부한 리우첸은 심리상담사가 되었다. 리우첸을 찾아오는 방문자 중에는 소득이 좋은 직장에 다니고 학업성취도가 높으며 사회적 기능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즐겁게 지내지 못하는 등 그가 겪은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푸샤오란(傅小蘭)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장은 2019년 중국은 정보화, 인터넷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활과 일의 템포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생리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해 

국민들의 심리건강 문제는 단순한 신체 건강보다 더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리상담 플랫폼인 ‘간단심리’는 2021년 1월 12일 ‘2020 대중심리 건강통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가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이, 소득, 업종, 성별에 관계없이 응답자 중 77.54%가 불안이나 두려움 등의 감정으로 인해 개인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긴장 반응이나 상태에 놓여있고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심리 상담

 

현재 하루에 상하이시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사람은 1,000여명이며 이는 1990년대 일일 외래 환자 수의 20배나 되는 수치이다. 심리상담 수요의 증가는 사회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면 심리 상태와 내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상하이시 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부 주임인 장하이인(張海音) 중국심리위생협회 정신분석전문위원회 주임위원은 1980년대 이전에는 몸에 중병이 생겨야만 병원을 찾았고 심리가 답답한지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 발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심리 위생 지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정신 건강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였다.


장하이인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20~30년 전 상하이시 심리상담센터를 찾은 사람들은 대인기피증, 우울증, 강박장애 등 신경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상담실은 심리상담 서비스 계보가 확대되면서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이나 정신건강이 다소 좋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하고 있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인 문제 외에도 직업발전, 감정문제, 반려관계, 가족문제 등 개인적인 발전 문제들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으며 ‘어떤 대학, 어떤 전공,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가’, ‘결혼 후 시어머니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등 문제를 갖고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문제들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으면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져 우울감, 긴장, 불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장하아인은 “요즘 사람들은 20~30년 전에 비해 내면을 더 중요시하고 더 예민하고 심리건강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장하이인(张海音). 사진/응답자 제공
‘2020 대중심리건강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1.81%가 불안, 우울 등 정서적 고민을 고백했다. 사람들이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큰 관심사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로 이는 2016년 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중국심리위생협회의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보편적인 불안감은 현 사회의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입학한 이 전문가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기본적으로 계획에 따라 ‘계산’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농촌 아이들은 대부분 생산대에서 일하고 대학 졸업자는 도시의 한 직장에서 일생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가 계획경제를 대신하게 되었고 기회와 경쟁이 공존하고 현실생활은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알 수 없다는 것은 위험을 의미하며 위험이 있으면 스트레스와 초조감이 따르게 된다.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가 2017년에 교사, 의료진, 과학기술인, 근로자, 공무원 등 직업군별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예컨대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는 응답은 10.2%였다. 마이마이(脈脈)데이터연구소가 2018년 업계 평균 임금, 업계 인재 연평균 이직 빈도, 직장인의 업종별 스트레스 주관적 평가 등 3가지 항목으로 업종별 불안을 계량화한 결과 IT 인터넷 업종이 1위를 차지했고 미디어업계와 금융업이 뒤를 이었다.


“현재 사회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으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정상이다. 한 사람이 스트레스가 없어도 성장, 진보할 수 없으며, 이를 어떻게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심리위생협회의 전문가는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스트레스를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더 좋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면 전문 심리상담사나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스트레스에 적응하다 보면 불안, 두려움, 우울 등의 감정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그 중에서도 불안은 각종 악감정의 저변처럼 다양한 심리적 문제 뒤에 있기 때문에 더욱 보편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늙을 때까지 기본적인 생존 불안에 시달리며 어린아이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평가를 받으며 스트레스와 초조함을 겪는다.
리우첸의 한 내담자는 “부처님 같은 엄마(佛系媽媽)에서 극성 엄마가 될 수 있는 환경이 1년 만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내담자의 아이는 초등학교 때 많은 정력을 들여 보충수업을 하지 않았으며 성적도 줄곧 좋았다. 하지만 칭화(清華)대 부속중학교 중간고사 혁신반(일명 중점반)에 진학한 뒤 탈락하지 않기 위해 올림피아드 수학을 배워야 했고 공부 면에서 어쩔 수 없이 ‘군비경쟁’(軍備競賽)에 휘말렸다. 다른 집 아이들이 올림피아드 수학 학원 하나만 다니면 그들은 두 개를 다니려 했고 엄마와 아이 모두 일종의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2020 대중심리건강 통찰보고서’가 2만여 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전반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은 시험이었다. 가장 잘 알려진 대학에 합격해도 ‘막막함’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은 저조한 기분과 함께 강한 외로움과 무의미함을 느낀다. 쉬카이원(徐凱文) 베이징대 심리건강교육 상담센터 부주임은 이에 대해 ‘공심병(空心病)’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의미와 존재감을 뒷받침할 가치관이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다.” 그는 ‘공심병’ 집단이 금전적, 지위적 목표만 있을 뿐 공부와 일은 이를 추구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공리적인 사회적 가치관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공심병’에 걸린 아이들은 자라면서 심리적 문제가 생기기 쉽다. 앞서 말한 중국심리위생협회 전문가는 이들은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존압력에 노출될 때 가장 근성이 강하고 심리적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세대의 아이들은 물질적 조건이 좋고 생활 출발점이 높고 선택과 유혹이 많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취미와 추구하는 바를 키우지 못하면 방향을 잃어버리기 쉽다고 말했다.


리우첸은 어려서부터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다. 베이징의 한 ‘985’ 대학(1985년 5월 중국 강택민 주석이 처음 꺼낸 개념으로 국제수준의 일류대학교를 뜻함)을 졸업한 뒤 광고와 인터넷 업계에서 일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잘 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거쳐왔던 직장은 리우첸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어떤 것에 떠밀려 앞으로 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직장인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대중심리건강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업무 중 ‘의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50.89%에 달했고, 10명 중 5명은 ‘목표가 부족하다’거나 ‘막막하다’고 답했다. “개인이 무의미해지는 중요한 이유는 주위 환경에 의해 강요 받는 일을 혼자 힘으로 해 나가고 있으니, 통속적으로 말하면 남을 위해 사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가령 개인이 996일 근무제(매일 오전 아홉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 것.)에 복종하고 젊은이들이 야근을 자주 하면서 집을 장만하는 분위기에 젖어 사는 등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은 자자신 보잘것없음을 느끼고, 큰 환경과 맞설 수 없으며 소위 주류 관념이나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사회의 리듬에 갇혀 자신의 실제 욕구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자신의 마음과 점점 멀어진다. 이럴 때 “내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렇게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리우첸이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기본적인 물질 생활이 보장된 뒤였다. 중년이 되면서 베이징에 차도 있고 집도 있게 된 리우첸은 ‘마음이 만족스러운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칼 융이 제기한 중년 위기처럼 40대 중반이 되면 갑자기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반생 동안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춰 살다가 후반생은 자신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료 상담자들은 대부분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2020 대중심리건강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방문자의 90% 가까이가 학사 및 그 이상 학력의 소지자 들이었고, 10명 중 5명은 IT, 인터넷, 문화체육, 문화미디어, 금융업 등에 종사하고 있으며, 유료 상담자의 절반 이상이 일선 도시에서 온 내담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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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일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민성 정신건강 문제가 단순한 신체건강보다 더 부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시각중국


부정적인 감정을 더 쉽게 느끼는 사람들

 


리우첸은 지금 일주일에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12355’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청소년 심리상담과 법률지원 핫라인을 맡고 있다. 리우첸이 맡은 도움을 청하는 전화에는 아이 엄마들이 많다. 전화 통화한 청소년 중엔 대부분 공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여자 아이들이 많으며 막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한 여학생 중 성적 하락에 대해 자책하는 경우가 많고, 남학생들은 다양한 이슈와 함께 사춘기적 태동에 대한 당혹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들이 심리상담을 하는 원인은 일반 사회인들과 다르며 자기 탐구적인 목적이 크다.” 심리상담사 리숭워이(李松蔚)는 베이징대 심리학과 대학원 재학 중 베이징대 병원 심리상담센터와 베이징대 대학생 심리건강교육 및 상담센터 상담사를 지냈고 2012년 칭화대 박사를 거쳐 칭화대 학생심리발전지도센터 교사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미루는 습관’ 때문에 상담실을 찾는 학생도 있고 대학에서의 인간관계, 그리고 성 정체성 문제 등으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교 내 심리상담은 무료이다. 대학생들은 시간이 넉넉해 모든 방면에서 자신을 탐색하고 이해하려 한다.


여성 방문자는 심리 상담의 주력군이다. ‘2020 대중심리건강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방문자는 남성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심리상담의 문제점 분포를 보면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것이 많다. 정서와 관련된 국내외의 모든 역학조사에서 여성 방문자가 남성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하이인은 이 같은 수치가 남성의 심리적인 문제가 적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여성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더 민감하게 느끼고 ‘하소연’으로 조절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정서적인 고통으로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음주, 흡연, 폭력 등 다른 방식으로 해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사람은 쉽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개개인의 개성적 기반과 관련되며 한 사람이 겪는 업무 스트레스와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성격 등 다방면에 걸쳐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일할 때 컨디션이 안 좋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처음 상담하는 방문객의 경우 우울감의 근원은 가정 문제가 잘 처리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개인의 성격도 심리적으로 문제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인 감정은 여러 가지 요인이 한 사람에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비슷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과정도 다르다. 리우첸을 찾아 오는 내담자들 중 한 젊은이는 상사로부터 ‘칭찬’을 한 번도 받지 못해 고민했고 업무 능력을 의심해 한동안 우울해 했다. 이 방문자는 하소연 과정에서 상사가 다른 단체에 그를 추천하는 등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을 인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단 한 번의 상담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역시 ‘상사와의 사이가 안 좋다’는 문항에서 다른 한 내담자는 40여 차례 상담을 했으며 문제의 근원은 방문자와 어머니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이고 상사가 어머니의 특질을 드러낼 때 화가 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었다.


간편심리 플랫폼이 2020년 방문객을 집계한 결과 일인당 평균 10.82건의 상담을 실시했으며 17.35%가 20회 이상의 상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방문자는 몇 번을 상담해야 할까. 이 문제에 정답은 없다.


베이징대학 제6병원 임상심리과 교수이며 주임의사인 충중(叢中)은 “심리상담의 대상은 생활 속에서 심리적 문제나 고통을 겪는 정상인들이고 심리치료와 다른 점은 심리치료의 대상이 정신장애 환자라는 점이지 절대적인 구분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충중은 상담 횟수는 방문자의 성격, 방문 목적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방문자는 인격이 비교적 성숙하고 독립적이고 가정과 현재의 인적 지원 환경이 비교적 좋은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치료 과정은 그만큼 짧고 치료 효과도 좋을 것이다. 어떤 방문자는 비교적 성숙되지 못한 편이고 의존적인 편이라 치료 과정은 그에 상응하게 긴 시간이 필요한데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상담을 멈춰버리면 그만큼 상담사로부터 기대했던 ‘유효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느낌마저 들 수 있다.


리우첸의 방문자는 보통 20회 정도 상담을 하는데 가장 오래 한 사람은 41회 상담을 마친 뒤 새로운 심리상담사를 선택했다. 리숭웨이는 보통 일인당 10차례의 상담 기한을 정해 놓는다. 그는 통상 10번의 상담 안에 어떤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00번의 방문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존도가 높은 방문자를 만나면 상담치료사는 어느 정도의 심리적 관심을 보일 뿐이지 방문자가 기대하는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다.” 충중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방문자가 실망하면 상담사가 찾아오는 사람들의 기대와 실망의 감정을 공유하고 방문자가 실망하였다고 해도 상담사는 늘 함께 하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하면서 성장과정을 지켜본다고 전했다. ‘의존에서 독립’으로 갈 수 있는 인격발달 과정을 완성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의 상담과정이 필요하다.


한편, 어떤 상담의 목표는 어떤 증상을 없애는 것이므로 단기간 상담이 적합하다. 어떤 방문자는 ‘심층치료’를 원하기도 하는데 증상을 없앨 뿐만 아니라, 자신이 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지 알아보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인격이 완벽해지기를 바라면 상담 과정이 자연히 길어진다. “완벽한 인격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평생 심리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심리치료 과정은 환자의 결정과 상관없이 외부 환경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의료보험에 의해 결정된다.” 상하이시 정신위생센터 임상심리과 부주임인 치우우젠잉(仇劍鎣)은 이렇게 말했다.


심리 상담, 꼭 필요하진 않아


리우첸은 자신은 상담에서 얻은 도움보다 자신이 공부와 수업을 하는 과정 중에 치유되었다고 했다. 퇴사 후 집에서 온라인 독학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던 ‘자기 수용’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는데 리우첸은 자신의 문제점이 한 마디로 밝혀졌다고 느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직시해 본 적이 없으며 진정으로 자신을 받아들인 적이 없기 때문에 항상 어색하고 일이 꼬이고 심지어 고통스러움을 느끼게 된 것을 깨달았다. 리우첸은 인터넷 강의를 세 번이나 반복해 들으며 눈물을 흘렸고 이후 심경의 변화를 느꼈다.


인본주의학자인 로저스는 심리 치료 과정에서 심리적인 내면에는 자기 자신을 보완할 수 있는 내적 잠재력이 있으며 심리적인 치료는 이를 촉진하는 자아실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전제와 기초는 환자 자신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내재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치료도 환자의 자기 회복 능력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할 뿐이었다. 충중은 발표한 글을 통해 치료사가 방문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치료 관계와 상황을 제공한다면 내담자는 이러한 치료를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계와 상황을 치유하면 자신의 심리 건강을 점차 회복할 수 있다.

 

 

▲ 충중(丛中). 사진/응답자 제공
결국 저절로 나을 수 있다면 심리 상담의 역할이 무엇일까? “물에 빠지려고 할 때 갑자기 받치는 힘의 역할이다.” 리우첸은 그 느낌이 오래 앓는 사람에게 진통제를 먹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순수한 상담관계이다. 심리상담사가 자신의 가치관으로 내담자를 판단하지 않고 방문자의 입장과 처지에 서서 도움을 주는 것은 친구나 가족의 역할과 차이가 있다는 게 리숭웨이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이를 부인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교육에 문제가 생겼다고 시인하는 것처럼 부모는 “별일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내담자들은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예를 들어 ‘결혼 후 호감이 가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의상도착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동성에 대해 호감이 있으면 어떻게 할지’ 등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돈을 더 쓰더라도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한다.


그러나 감정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도 회복에 반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떤 심리적 장애도 정상에서 이상까지의 스펙트럼이 있고, 많은 사람이 둘 사이에 놓여져 있어 감정 기복이 있지만 이상 상태는 아니다. 장하이인은 심리학 개념의 보편화는 장단점이 있다며 ‘장점’이 크다며, 자신에게 심리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많은 환자들에게 전문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증상이 덜 심각해 관련 자료를 보고 임의로 판단하거나 증상을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한 심리상담사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한 여성 내담자가 산후에 혼자 우울증 진단기준에 따라 산후 우울증 체크를 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던 중 상담사를 찾아와 상담한 결과 산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예를 들었다.


전문 심리학 개념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오용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원생가족’ 이론이 유행하면서 마치 한 사람의 모든 행동과 정서적 문제가 원생가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분석되는가 하면 일부 글에서는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는’ 논리가 개체의 주관적 능동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처럼 보기도 한다. 또 강박장애, 우울증 등 각종 신경증적 장애도 오용되거나 범용돼 한 사람이 집을 나서면서 여러 번 문을 잠그면 강박증이라고 말하는 등의 경우가 존재한다. 

 

사실상 강박장애 환자는 강박과 반 강박의 충돌을 동시에 겪는다. 피가 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손을 씻거나 통제 받지 않고 강제로 씻는 등 강박증 환자들은 고통이 심하고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 두 번째 10년 만에 미국 청소년들의 우울, 불안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등은 저서 <과보호 되고 있는 미국인>에서 “학교의 과도한 보호는 학생들의 취약한 심령을 생성한다”며 “학교에서 취하는 많은 조치들은 언어나 사상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있지만, 선의가 왜곡될 수 있다. 학생들은 나쁜 일을 저지르고도 툭하면 인지적 왜곡에 빠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신건강 상담에 대한 요구는 오히려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추세가 캐나다와 영국에서도 발생했다는 증거도 있다.


“아이들에게 심리건강 교육을 특히 많이 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 중국심리위생협회 소속 전문가는 “중국의 많은 학교에서 심리건강 교육이란 한 과목을 개설하고 교재를 발급하는데 교사들이 원본 교재 그대로 읽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형식에 매달려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심리교육은 선생님이 심리학을 이해하고 심리학 지식을 일상적인 수업과 학교 관리에 융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과학과 통계학의 법칙에 따르면 정서적으로 완전히 정상적인 사람은 없으며 자기 교정 및 균형 능력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때때로 ‘기분 좋지 않다’는 감정이 잠에서 깨어난 뒤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심리학적으로 상식적인 것이 무엇인지, 언제 전문인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리적 질병은 객관적 현상으로서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개념화 되고 문화적인 현상으로 보게 된 것은 정의가 내려지면서부터이다. ‘심리치료와 상담의 궁극적 목표: 방문자의 증상은 어떻게 사라졌을까?’란 글에서 분석하기를, 의사가 전문적인 노동력을 들여 이득을 얻는 것은 나무랄 수 없지만 만약 ‘병’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환자들은 병에 대한 자각 의식도 없고 진료를 구하는 행위도 없다. 그렇게 되면 의사들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장과 원천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질병’과 ‘건강’이라는 개념을 끊임없이 알리고 시장을 개발하고 육성해야 의료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심리상담은 본질적으로 서비스이지 질병 치료가 아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정신위생법에 따르면 심리상담사는 심리치료나 정신장애의 진단, 치료를 할 수 없다. 인격적 측면이나 심리적 문제가 없는 이들이 삶의 도전과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만큼 이를 분석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헬스 트레이너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는 게 리숭웨이의 주장이다.


장하이인은 심리 상담을 너무 많이 받으면 요구조건이 낮아진 상태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무시하기 쉽고 다른 사람이 대신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학업과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심리 상담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 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리숭웨이는 모두가 어느 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도전을 받게 되었을 때 반드시 심리상담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친구들을 찾아가 술을 마실 수도 있고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혼자서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 심리상담은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높은 것은 아니다.
(기사 속 리우첸은 가명임)

기자/리밍즈(李明子), 두웨이(杜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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