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으로 행동하면 ‘또 어때?’

독자적 가치합리성 행동인 ‘또 어때’가 사회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지는 해로운가, 정의로운가에 달려있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11-17 11: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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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쉬번(徐贲)


미국 캘리포니아 세인트메리대학 교수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 나의 인생을 찾다(在怀疑的眼光中,找到自己的生活)>라는 글을 읽었다. 작가는 고등학교 1학년에 갓 진학한 학생이다. 글의 논지는 한 인간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는 다른 이가 보기에 ‘성공’인지 아닌지 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흥미가 있고 사회의 절대다수 사람들의 칭찬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또 어떤가? 


실리를 추구하는 세속적인 현대사회에서 어린 학생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새로웠다.


또 다른 동영상 <러시아 화가가 그린 스탈린 피해자>는 인구가 12,000명밖에 되지 않는 러시아 남서부 소도시 보롭스크(Borovsk)이 69세 거리화가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Vladimir Ovchinnikov)의 이야기다. 그는 퇴직한 건축엔지니어로 ‘대숙청 시기’에 사라진 현지 명인들의 초상화를 그린 인물이다. 그는 1900년대 보롭스크에서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대숙청 시기’를 지나면서 이전 시대의 인물들을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라 말했다. 현지 관원들은 그에게 자신이 작품을 그린 벽을 씻고 덮어버리라고 요구했다. 한 피해자의 후손은 “온 가족이 다 같이 행복해 본 적이 없어요. 벽화에서 할아버지 얼굴을 처음 봤는데 초상화가 전부 파괴되다니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옵치니코프는 포기하지 않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피해자의 그림과 자료들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에서 옵치니코프는 성공한 화가가 아닌 작은 마을의 거리화가일 뿐이지만 자신이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성공한’ 화가가 되지 못한들 또 어떤가?
‘또 어떤가’는 독자적인 행동이다. 이런 별난 행동은 입센(Ibsen) 희극에서 가출하는 ‘노라’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혹자는 이런 행동들을 이해하고 깊이 동정하며 탄복하기까지 하지만 정작 자신은 따라 하지 못한다.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거나 세상사람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미치광이’, ‘바보’, ‘괴짜’ 취급을 당하곤 한다. 


사회학자 웨버(Weaber)는 사람의 사회적인 행동을 ‘목적합리성 행동’, ‘가치합리성 행동’, ‘감정적 행동’, ‘전통적 행동’의 네 가지 이상적인 유형으로 나눈다. 합리성의 관점에서 보면 웨버는 앞의 두 유형의 행동, 즉 ‘목적합리성 행동’과 ‘가치합리성 행동’이 합리적인 사회적 행동이다. 현대사회에서 목적합리성 행동의 ‘목적’은 곧 ‘성공’, 다시 말해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돈과 명예, 권력이다. 이는 사회성의 효용가치로 도덕, 정신 또는 신앙적인 가치와는 다르다. 그러나 효용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이성적이라는 이유로 도덕이나 정신적인 것에 가치를 두는 행위가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경험법칙과 일치하다 보니 효용가치가 유일하게 이성적인 법칙이라 오인될 수 있다.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며 자신도 따라 하면 틀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혼자 낯선 도시에서 밥 먹을 식당을 찾는데 두 식당 중 한 집은 손님이 끊이지 않고 다른 한 집은 손님 몇 명 없이 썰렁하다면, 첫 번째 식당으로 가는 것이 대부분은 좋은 선택이다. 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증거(social proof)’의 원칙으로 이러한 대중심리를 설명한다. 상황이 모호하고 정확하지 않을 때,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타인의 선택을 올바른 행동이며,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행동이 올바르다는 증거라 생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엄격한 제도로 행동이 제한되는 곳에서는 특히 그렇다.


독자적 가치합리성 행동인 ‘또 어때’가 사회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지는 해로운가, 정의로운가에 달려있다. 자아실현, 자유, 평등, 국민권리와 인권, 폭정과 인도주의적 재난에 대한 저항—이러한 가치관이나 행위들로 인해 ‘또 어때’의 독자적인 행동은 도덕과 정치적인 이상에 맞는 정당한 행위가 되었다. 반대로 합리적인 질서를 깨뜨리고, 행패부리고, 어떠한 비평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포자기하는 사람, 또는 흉악한 짓과 학대를 일삼으며 귀를 닫고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무법천지의 독불장군들은 ‘또 어때’ 행동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이런 행동은 별나고 용감하며 세상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의롭고 보편적인 의미가 있는 가치관이 부족해 부끄러운 반(反)사회, 반(反)인류적인 행동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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