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 비핵화 협상 성공의 조짐이 갑자기 온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쇼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층 더 자신이 외교무대에서의 ‘개인적인 사회 능력’을 더 보여주고 있다.
오재헌 기자 newschina21@naver.com | 2019-07-10 11: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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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오재헌 기자]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각’에서 남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 집’에서 북쪽을 향해 걸어갔다. 조선과 미국 양국 최고 지도자가 서로 마주보고 걸어갔고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인 남북 군사 분계선에서 멈춰서 악수를 나눴다.


6월 30일 15시 45분경 판문점에서 나눈 악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이고 위대한 순간”이었다고 묘사했다.

 

▲ 6월 30일 방한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조선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사진/시각중국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군사 분계선을 지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땅을 밟았다. 판문점 북측에 위치한 ‘판문각’ 계단에서 두 정상이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반도가 정전 상태에 들어간 66년 동안 조·미 최고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미국 현직 대통령이 판문점 조선 땅을 밟은 것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땅을 약 20발짝 걸었다.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은 몇 분 후에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땅에 밟은 뒤 대기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조-한-미 3국 정상의 첫 회동을 이뤄냈다. 그러자 세 정상은 ‘자유의 집’에 들어갔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밝혔던 몇 분간의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눌 것’이라는 말이 결국 약 한 시간이라는 긴 시간의 첫 3자 회담이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회담 다음 날 이번 ‘전격적인 만남’은 ‘역사를 초월한 세기의 만남’이라고 보도했다. 조미 정상들은 회담 결과에 “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조미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으로 서로 적대시하던 양국은 전례 없는 ‘깜짝 사건’을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9일 이른 아침 트위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에서 만나자는 요청을 한 지 하루가 조금 넘는 시간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알렸다.


판문점에서의 약속
판문점 군사분계선에 있는 파란 집 건물인 ‘자유의 집’을 나설 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는 기자들에게 “조선을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방카의 대답은 ‘쉬르리얼(Surreal, 초현실적이라는 뜻)’이라는 영어단어 하나로 표현되었다.


이는 이날 회동 현장을 표현하기 좋은 단어였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는 조선 취재진과 미국 취재진이 최고의 사진 촬영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고, 보안 요원들과 기자들이 서로 밀치고 있었다.

 

휘청휘청 흔들리는 생방송 영상 속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백악관 뉴스 대변인 스티피니 그리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원들과 백악관 기자들의 혼전 속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하루가 좀 지난 시간 안에 성사된 이번 회동에 이런 혼선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3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시찰에 동행만 할 예정이었지만, “역사적인 순간이 일어나게 제안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미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김특회’(김정은의 김과 트럼프의 트를 따서 부르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표현)를 앞두고 판문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장소로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혀왔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곳 판문점은 정전위원회가 각 측의 휴전을 감시하는 사무소로 활용됐고, 1971년 9월 20일 남북 적십자사가 판문점에서 처음 회동한 이후 한반도 평화협상의 상징지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은 자신의 첫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판문점이 첫 김특회 장소로 적합하다며 “제3국보다 더 대표적이고 중요하며 지속적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퐁페오 등 트럼프 캠프 핵심들은 대통령의 이 제안에 반발해 싱가포르를 택했다고 한다.


의외로 1년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한 제안은 갑작스러운 방식으로 현실이 됐다. 6월 30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기 전 한미 군 인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국방인사들을 대동해 최전방 초소인 ‘올레트’ 전망대에 올라 국경 북쪽을 바라보았다.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미사일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접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즈니스 정장 차림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입은 군용 점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현재 남북 접경지역 다수의 군사초소와 무장시설이 철거되고 있다. 한미 주둔군도 앞으로 판문점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정부는 앞으로 조선과 한국의 민사경찰이 이 곳에 상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무장지대(DMZ) 관광사업 전담반도 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발표한 ‘한반도 새 경제 지도’는 비무장 지대의 ‘평화 생태 안보 관광지’를 개조해 조성할 것이며 금강산, 백두산 등 관광 산업과 하나의 유대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8월 중순 <중국신문주간>은 판문점 비무장지대(DMZ) 북측을 현지 탐방했다. 당시 실외 기온은 40도 안팎이었지만 관광객들은 적지 않았다. 판문각의 노천 플랫폼에서 판문점에 주둔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김철 대위가 <중국신문주간>에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치의 장으로 여겨졌던 판문점이 평화와 번영의 출발점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며 이후 판문점을 찾는 관광객 수도 점차 늘어났고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김특회 협상이 결렬된 이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남북 관광 협력은 거의 정체된 상태다.


한반도 정세는 한때 대치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조선은 지난 5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판문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미사일 실험은 아주 작은 미사일일 뿐이고, 나라마다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로 답했다. “하노이 회동도 대성공”이라는 그의 시각은 조미 양측이 서로의 요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판문점 회담의 공개 준비 과정은 김특회 전 두 차례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6월 29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조선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경계에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트위터에 처음 밝혔다. 최선희 조선 외무성 부상은 수시간 후 이 제안이 “아주 흥미롭다”고 응수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후 공식 초청을 받았다. 그는 6월 30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회동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가져왔기 때문”이라며 “이런 두터운 관계가 없었더라면 이번 회동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최선희 조선 외무성 부상은 6월 29일 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긴급 협의를 갖고 밤늦게까지 절차, 예의 등을 논의했다.


하루 뒤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만난 첫날부터 서로를 좋아했다”고 되뇌었다. 지난해 6월 1차 김특회 때도 그는 이런 얘기를 한 번만 했던 것이 아니었다.


조-미 양국 정상은 ‘사적인 교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만나 서로의 나라를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지도자를 백악관으로 초대하고 싶다며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미국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복잡한 현장음 속에서도 ‘시기적으로 무르익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께서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는 북측 영어 통역의 언급을 대략 구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지 조선반도 전문 기자인 마틴 윌리암스는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이 이처럼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제의에 빠르게 화답한 데 대해 이미 마련된 만남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언론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이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편지를 받고 ‘아름다운 편지’라며 긍정적인 일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국빈 방문 이틀째 되던 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쓴 답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인 판단능력과 비상한 용기에 고마움을 표시하였으며 ‘재미있는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 전했다. 당시 외부에선 일주일 뒤의 ‘흥미로운 제안’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예측하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어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동 준비를 하지 않으면 그(트럼프)는 ‘재미있다’는 성명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명확한 추측을 내놓았다.


‘단계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담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의 집’에서 나와 나란히 남북 군사 분계선 앞으로 걸어와 악수를 나누며 작별 인사를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으로 돌아갔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 기자들에게 간단한 담화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적인 관계는 아직까지 법률 문서를 토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사이에 2년 반 동안 어떠한 것(협의)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좋은 관계를 기초로 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어떠한 합의에 대한 보장도 없는 개인적 우정은 많은 의문을 던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정 형제애를 느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한국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학 교수는 이런 지적을 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언론을 통해 사적인 견해를 밝혔는 바 그들은 현재 “사전에 실질적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는 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협상은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 경내에서 20보를 걸은 내용을 보도하며 생중계 방송 후 트럼프의 외교 쇼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트럼프 자신도 외교무대에서의 ‘개인 사교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BBC 방송도 “어찌됐건 이는 트럼프식의 외교활동이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로선 조미 비핵화 협상의 난국을 타개해야 할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그가 기댈 ‘가장 멋진 외교 성적표’가 재선 가도의 감점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6월 28일에 열린 2020년 대선 민주당 초선 TV토론에서 트럼프의 잠재적 경쟁자들은 김정은 비위 맞추기에 아무런 대가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2~3주 동안 우리 팀은 많은 복잡한 협상을 하기 위해 일을 시작할 것이다.” 판문점 3자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안에 조미 양측이 실무그룹을 만들어 비핵화 협상 제재 등 실질적 현안에 대해 회담을 갖자는 새 조치를 내놓았다.


트럼프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 대조선 협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역시 폼페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조선정책 특별대표이다. 그 동안 조선 외교팀은 하노이 김특회의 실패 후 귀국해 처벌 수위를 달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이번 판문점 회동에서 그 동안 조미 대화에 참여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이용호 조선 외무상, 최선희 조선 외무성 부상이 북측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 가진 외에 리용호 조선 외무상과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함께 하는 회담도 있었다. 일각에선 리용호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 전 부장의 뒤를 이어 폼페오의 ‘협상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비건과 직접 마주할 사람은 최선희로 그 동안 ‘비건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조선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무회담 차원의 북측 협상대표로 최선희씨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제1차 ‘김특회’ 이후 최선희와 비건은 각각 조미 간 실무그룹 회담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었다. 올해 1월 말부터 조선 측은 최선희를 교체하고 전 스페인 대사인 김혁철을 비건의 협상파트너로 내세웠다. 연합뉴스는 최선희가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변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 간의 조미 비핵화 협상 과정을 돌이켜 봤을 때 많은 미국 언론들은 다음 회담 준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간 애틀랜틱 먼슬리지는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조선의 핵 포기를 설득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노이 회담이 결과 없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자신의 관점을 밝힌 적이 있다. “하노이 회담과 같은 패턴과 방식으로는 미국이 다시 백 번 천 번 회담을 요청해도 조선을 흔들 수 없을 것이다.”


이후 조미 양측은 약 4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양측은 일부 격한 표현으로 비난하면서도 조-미 대화가 열리기를 바라며 전처럼 최고 지도자에게 직격탄을 날리거나 ‘책상을 젖히는 국면’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았다.
한미 정상은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3자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선 비핵화 노선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선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 제재가 풀린다”는 기존 미국 측 입장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때 제재완화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흘 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오사카로 출국하기 전 이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7개 통신사와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조선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며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향후 협상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문 대통령은 당시 조선이 플루토늄을 추출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국제사회의 사찰 아래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비핵화의 불가역적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조미 협상과 비핵화 프로세스가 이처럼 실질적 진전을 이룬다면 개성공단 가동·재개 등 남북 경협이 속도를 낼 것이고 국제사회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 완화를 일부 또는 단계별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국가안전위원회에서 조선 측 사무를 전에 담당했던 미국측 관계자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아닌 부분 비핵화를 먼저 받아들인다면 뒤에 이어지는 담판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전제 조건에 대해서는 제재 완화에서 경험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검증이 비핵화(FFVD)로의 변화가 가능하며 이는 기존의 전제 조건을 미세하게 조정한 요구이다. 북한의 선(先) 비핵화 요구를 고집하는 데 있어서는 아무런 완화도 없다.


하노이 ‘김특회’에서 협상이 결렬된 후 미국측은 여러 차례 ‘동시, 병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연합뉴스는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융통성을 발휘해 제출한 부분인 ‘단계적으로’ 조선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여 조선을 다시 대화협상의 궤도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조선의 비핵화 조치에 유리한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하고 결단력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유연하고 단호한 태도를 감지했다고 전했다.


판문점 3자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과 맥을 같이한 것도 미국의 기존 태도와 달라진 측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경우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지 않았고, 대북 경제제재도 수시로 해제해 협상 과정에서도 완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당장 조급한 성공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서는 안되며, 조선과의 협상은 속도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남겼다. 그는 조미 간 실무그룹 차원의 협상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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