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영화제, 어떻게 만들어지나?

오스카영화제는 1929년 영화를 더욱 대중적이고 오락화된 문화로 만들어 보급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 영화를 즐기도록 하고자 만들어졌지만, 할리우드의 상업운영이 성공을 거두면서 영화업계의 신단(神坛)으로 추앙 받을 것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3-30 1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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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쑤지에(苏洁)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로스앤젤래스 현시시각 2월 28일 저녁 막을 내렸다. 세계 각지의 언론이 인터뷰 실에 모여 그날 저녁 시상식의 주인공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9시 반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왼쪽에서 문을 밀고 들어왔다.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에 손에 들린 금상 트로피가 유난히 빛난다. 그 옆에는 디카프리오의 수상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2015)>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alez Inarritu)가 자리했다. 이냐리투 감독 본인 역시 같은 작품으로 2관왕에 성공, 2년 연속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두 수상자는 웃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인터뷰 무대에 올랐다. 처음 후보에 올라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젊은 여배우 브리 라슨(Brie Larson)의 상기되어 좋아하는 모습과 달리 디카프리오의 표정은 차분하고 담담해 ‘오랜 갈등’ 후의 평온함을 보였다. 


디카프리오는 23년 동안 다섯 번 후보에 올랐다. 2년 전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로 세 번째 최우수 남우주연상에 도전할 때 옅었던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랐다.


현장을 취재하는 매체들은 디카프리오 본인보다 더 흥분돼 보였다. “많은 사람이 (당신이) 수상하기를 바랐는데 소감 한 말씀 해 주시죠.”라는 질문이 나왔다. 


“현실이 아닌 것 같아요. 응원해 주신 많은 분을 일일이 찾아뵐 수는 없지만 인터넷이나 친구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해주시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더 감격스럽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디카프리오는 소감과 함께 들고 있던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자신의 꿈이 이뤄졌음을 세상에 밝혔다. “트로피는 어디 두실 건가요?” 라는 질문에 그는 당황하는 기색없이 옆에 있는 이냐리투 감독을 향해 웃어 보였다. 이냐리투 감독은 트로피를 한참 동안 자세히 살펴보더니 장난스럽게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카운트다운’ 전의 마지막 준비 


디카프리오가 트로피를 들어올린 순간에도 사람들은 올해의 트로피가 전과 다른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여신상의 키가 커지고 근육의 선도 한층 더 완벽해졌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카락 언저리 선과 턱의 모양도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몇 달 전 뉴욕시의 디자인업체 두 곳이 ‘미션’을 받아 트로피 여신상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업체의 책임자 아이작(Isaac)은 “올해는 엔틱(Antique)을 테마로 1929년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을 재현해 보았습니다.“라며 “청동소재라 좀 무겁긴 하지만 빈 공간의 길이를 조정해 트로피의 무게를 8.5파운드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3개월간의 디자인작업 끝에 제작된 새로운 트로피는 시상식 몇 주 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아이작은 “시간은 빠듯했지만 품질은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거의 모든 이벤트 팀 스태프들의 느낌이다.


밀야 필(Milja Phill)은 이번으로 연속 다섯 번째 오스카상 기획에 참여했다. 작년 12월부터 회사 동료들과 비버리힐즈에 상주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카운트다운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이번 시상식 매체 연락담당관으로서 세계 각지에서 온 기자들의 인터뷰 일정 조정과 연락을 맡았다. 


그는 <중국신문주간(中国新闻周刊)>과의 인터뷰에서 “매체의 인터뷰 신청이 시작된 후 3천 개가 넘는 세계 각국 매체의 신청을 받았다.”며 “매일 눈 뜨자마자, 그리고 자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이 메일을 주고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2월 28일. 필은 오전 9시도 되기 전에 다른 스태프들과 자리했다. 9시가 지나자 경찰의 통제로 할리우드거리 주변 도로의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공항 식 보안검사대도 설치되었다. 안전요원들이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돌비(dolby)극장과 주변을 정리하고 검문했다.


올해는 이제까지보다 안보가 더욱 삼엄해졌다. 시상식리허설이 진행된 극장 밖의 시위대뿐만 아니라 테러도 주최측의 걱정거리였기 때문이다. 깜짝 이벤트의 하나로 미국의 바이든(Biden) 부통령이 시상식에 참석해 축하공연을 맡은 게스트 레이디 가가(Lady Gaga)를 소개하기로 예정된 만큼 시상식의 안보능력이 더 큰 시험을 맞이하게 되었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현장 안전요원 포레스(Forres)는 “보이는 모든 곳과 보이지 않는 곳까지 경찰력을 배치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끝없이 분주한 또 한 무리가 있었다. 셰프 볼프강 파커(Wolfgang Parke)는 시상식 후 만찬을 위한 막바지 준비로 분주해졌다. 올해의 메뉴는 메인(Maine) 랍스터, 애틀랜타 눈다랑어, 검은송로치킨파이, 그리고 각종 창의적인 제철디저트로 구성되었다. 올해로 연속 22년째 시상식만찬 세프를 맡은 그는 자신이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는 “매년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위한 만찬을 준비하는 게 얼마나 대단할 일인지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오스카여신 모양으로 만든 디저트를 보이며 “사랑스러워 죽겠어요!” 라고 말했다.


봉투 속 이름을 결정하는 자

 

▲ 영화 <(Room)>으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브리 라슨(Brie Larson)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2015)>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무대 뒤에서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과 축하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 미국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영화배우 제시카 비엘(Jessica Biel)이 시상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오후 5시반. 돌비극장의 조명이 켜지고, 레드카펫 워킹 쇼와 인터뷰를 끝낸 참석자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자 음악과 함께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상은 최우수극본상. 시상자 샬리즈 시어런(Charlize Theron)이 빨간 리본으로 봉해진 금빛 봉투를 흔들었다. “수상자는 누가 될까요?”


편지봉투는 며칠 전 로스앤젤레스 근교 베니스가의 한 공방에서 운반되어 온 것으로 스태프가 흰 장갑을 끼고 봉투를 만들어 접고 라벨을 붙인 후 이름을 적었다. 3~4단계의 점검을 거쳐 72개의 봉투가 363장의 카드와 함께 상자에 담겨 준비위원회에 전달되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보관되어 있다 시상식 당일에야 바깥세상을 만난다.


봉투의 디자인과 제작을 맡은 마크 프리드랜드(Mark Friedland)는 “제작과정 전체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원재료는 독일에서 수입된 것이지만 ‘할리우드산’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5년연속 아카데미 시상식 봉투 제작으로 매년 1만 달러의 수입을 얻고 있다. 프리드랜드는 “회사의 매우 큰 즐거움이죠. 이제까지는 시상식 봉투의 기능성 만을 중시하고 디자인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요즘은 봉투도 시상식의 상징적인 예술이 되었어요.”라며 자신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데 대한 자긍심을 보였다. 


시상식 봉투와 카드 디자인을 끝내자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며 누가 상을 탔느냐고 프리드랜드에게 물었다. 그 때마다 프리드랜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매번 수상자를 맞출 수 있다면 라스베가스에 가서 도박이나 하지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일하겠나?”라고 대답했다. 그의 소개에 따르면 시상식카드를 만들 때는 모든 후보자의 카드를 다 만들기 때문에 시상식에서 발표되기 전에는 본인도 최종 수상자를 모른다고 한다.
수상자를 미리 알 수 있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람들이며 북부 캘리포니아, 뉴욕, 멀리는 런던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77%는 남성, 94%는 백인이며 평균연령은 57세이다. 


6천 명 가량 되는 이 사람들은 미국영화텔레비전제작사협회(AMPAS) 회원들이다. 협회는 로스앤젤래스 윌셔(Wilshire)대로에 있는 유리 벽 빌딩에 있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학회의 초청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먼저 현직 회원 두 명이 공동으로 초청하고 위원회에서 자격심사 및 토론을 진행해 심사를 통과해야만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심사만 통과하면 평생회원이다. 


후보작이 운명을 결정짓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평론가 안 톰슨(An Thompson)은 “AMPAS 회원 중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히피문화에 심취해 자랐고 지식이 해박하며 자유주의를 숭상한다. 그들의 영화관은 프랑스의 고다르(Godard)감독과 같은 사람의 영향을 받아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에 최우수 작품상 투표를 하고 <와호장용(卧虎藏龙)> 같은 분위기의 영화를 선호할 것이다. 물론 이들이 완전한 통일체는 아니라 분파마다 눈 여겨 보는 작품이 각기 다르다.”고 평가위원회의 취항을 평가했다. 


시상식 평가위원단은 15개 분파로 나뉘는데, 이중 세력이 가장 강한 집단은 1,200명 정도의 배우로 이뤄진 집단이다. 2008년작 <허트로커(Hurt Rocker)>가 바로 이 집단의 큰 지지로 제82회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번째로 큰 집단은 제작자, 바로 그 뒤를 잇는 집단이 출판평론가 집단이다. 톰슨의 소개에 따르면 이들 몇 집단의 품위는 주류에 더욱 가까워 <그린마일(The Green Mile)>이나 <초콜렛(Chocolate)> 같은 작품에 투표할 것이다. 


나머지 평가위원 집단은 더욱 다양하다. 조명, 음향효과, 의사분야의 전문가도 있고 영화에 독특하고도 깊은 견해와 업적을 가진 사람도 있다. 톰슨은 “그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이나 <더 브레이브 (True Grit)> 같은 방대한 서사의 영화를 더욱 선호하며 <인셉션(Inception)>도 그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다. 그들은 분산되어 있지만 취향은 비슷하기 때문에 시상식 결과에 영향력을 미친다.”고 소개했다. 


몇 년 전 평가위원회가 선호하는 취향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바뀌었다. 영화평론가 가이 로키(Guy Rocky)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의 남자주인공 제시 아이젠버그(Jesse Eisenberg)는 후보에 오른 반면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은 오르지 못한 이유.”라며 “전반적으로 어떤 분위기의 작품과 연기가 평가위원들의 입맛에 맞을지 추측할 수 있다.”고 평론했다. 


AMPAS가 새로운 피를 더 많이 영입할 계획도 있으나 현재 6,000명가량의 정원은 당분간 변동이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톰슨은 “기존 회원이 죽지 않는 한 새로운 회원을 받지 않겠다는 거죠.”라고 해석했다.
 

아카데미시상식 트로피의 가격은?


시상식에는 축하공연뿐만 아니라 가끔씩 광고도 끼어 있었다. 광고 중에는 시상식을 위해 특별제작 된 광고도 있었다. 시상식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기 위해 광고주들은 값비싼 대가를 지불했다.


통계에 따르면 시간대에 따라 이번 시상식의 TV중계를 맡은 ABC 방송국이 제시한 광고료는 30초당 1,800만~2,000만 달러였다. 이렇게 비싼 가격은 미국의 ‘슈퍼 볼’ 미식축구경기를 제외한 다른 행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시상식의 진짜 주인공이 상을 받기 위해 들이는 공도 적지 않다. 


매년 11월과 12월은 각 영화사의 블록 버스터 영화가 개봉하는 ‘성수기’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운 좋게 다음 해 2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대열에 묻어가 후보작에 오르거나 수상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주립대학의 경제학교수 칼브(Kalb)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통계적으로 56% 정도의 후보작이 시상식 전 해 11월이나 12월에 개봉되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단순한 예술적 성과 이상을 상징하고 있다. 트로피 하나의 제작비용은 500~900달러에 불과하지만 그 배후의 경제효과는 막대하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계가 있었던 작품들은 극장에서 상영횟수를 늘린다든지 상영일수를 연장하는 등의 예우를 받는다. 로이터통신의 통계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의 관객 동원율이 일반 영화에 비해 최소 3분의1 높았다. 영화가 내린 후에도 DVD, 주문상영, 네트워크다운로드 등 모든 영역에서의 가격이 올랐다. 


미국의 시장조사·연구업체 IBIS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의 수익이 후보작보다 평균 1,300만달러 높았으며,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후보작의 티켓 판매수입이 후보에 오르지 못한 작품보다 1,200만달 러 높았다. 2013년작 <아르고(Argo)>의 경우 아카데미상을 수상으로 출품업체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는 홍보비용 1,000만 달러를 회수할 기회가 생겼다. 칼브 교수는 “많은 제작사가 수상가능성이 있는 영화를 홍보하는 데 거금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수상 후에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라 밝혔다. 


2011년 영국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의 경우 제83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으로 기대보다 1억 달러 높은 1억3800만 달러의 티켓 판매수입을 올렸다. 물론 수상을 위해서는 영화보급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2010년 11월 26일 <킹스 스피치>는 북미지역부터 개봉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북미보다 한달 반 늦게 정식으로 개봉되었다.


영화제작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직접적인 수익 역시 상당하다. 할리우드의 제작자 스티브 프로스의 소개에 따르면 배우들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 다음 작품에서의 몸값이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390만 달러,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50만 달러 오르는 등 평균 20% 올랐다.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처럼 특별한 경우도 있다. 그녀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으로 2012년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 전까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몸값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아카데미상 수상 후 그녀는 차기 작품 출연료가 2배로 오르면서 ‘A급 여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운뿐만 아니라 경영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많은 경우 작품의 실력이 상당한 경우 수상작 선정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영화사의 경영능력이다. CNN 저널리스트 프랭크 팔로타(Frank Pallotta)는 “아카데미상 수상작은 ‘가장 우수한’ 영화가 아니라 ‘경영을 가장 잘 한’ 영화인 경우가 많다”라며 “<졸업(The graduate)>나 <시민케인(Citizen Kane)>처럼 미국영화사에 영향력을 미친 작품도 수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작가 팀 그레이(Tim Gray)는 “후보에 오르든 수상을 하든 영화가 아카데미상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홍보와 경영이 모두 필요하죠. 그렇지 않으면 뜻밖의 패배를 맛볼 가능성이 커요.”라며 “이런 홍보활동을 아카데미평가위원회에 대한 변칙적인 뇌물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할리우드로서는 운영방식이다. 각 영화의 경영진이 평가위원이 작품을 더욱 잘 보고 이해하도록 사력을 다하기 때문이다.”라고 평론했다.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 통계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영화사마다 자사의 작품을 아카데미시상식에 합류시키기 위한 관련 운영비용이 매년 1억~1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운영을 ‘로비’라 한다. 


스티븐 브로스는 “많은 영화가 아카데미시상식 후보선정 몇 달 전을 개봉일로 선택하는 것은 평가위원회에 ‘신선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라며 “개봉 후 ‘로비 팀’의 비용지출은 ‘후보진출’과 ‘수상’ 두 단계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이 창립한 자문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로비 팀’ 비용지출의 50%정도는 광고 및 상업운영, 12%는 평가위원회의 영화관람에 투입되고 나머지 30%는 기타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올해 시상식의 경우, 후보작 발표 일이 1월 22일이었는데, 평가위원회의 투표는 수상결과가 발표되기 5일전인 2월 23일에야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그때까지의 모든 로비활동이 유효하기에 각 영화사가 2월 23일 마지막 순간까지 로비의 기회를 잡으려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할리우드의 한 홍보자문관은 신시아 스완린(Cynthia Swanson)에게 “올해는 정말 바쁜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녀의 홍보회사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스티브잡스(Steve jobs)>, <45년 후 (45 years)>, <룸(Room)> 등을 동시에 로비 했다. “모든 영화가 후보작으로 있는 기간을 활용해 해외홍보를 통한 영향력 확대까지 노리고 있어 후보작으로 등록된 후의 몇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할리우드의 한 홍보자문관은 “단순한 로비를 넘어서 모든 영화의 경영진이 로비와 더불어 ‘네거티브’ 경쟁수단까지 동원해 불쾌하다.”고 전했다.

 

▲ 영화 <스포트라이트(Spotlight)>의 제작진이 재88회 오스카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CFP

 

88주년 맞은 아카데미영화제의 새로운 도전


레슬리 앵거(Lesley Anger)는 세계에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힘쓰고 있다. 시상식 이벤트홍보의 주최측인 그녀는 시상식 관련 홍보 및 이벤트기획을 맡았다. 그녀는 1992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관련업무에 참여하며 후원업체 루더(Ruder)의 대표 클라이언트로 활동했다. 그녀는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더 많은 힘을 쏟아 부었고 AMPAS에서 일하기로 선택했다. 


레슬리는 “엔터테인먼트 쪽의 일을 하기는 싫고 영화사 같은 상업성이 강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원치 않았어요. 제게 있어 AMPAS는 문화기관에 더 가까워요.”라며 자신이 오스카영화제를 선택한 것은 그곳의 업무환경과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말하면 오스카영화제는 단순한 영화시상식이 아니라 존중할 만한 문화코드죠.”라고 덧붙였다.


오스카영화제를 전형적인 문화마케팅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오스카영화제는 1929년 영화를 더욱 대중적이고 오락화된 문화로 만들어 보급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 영화를 즐기도록 하고자 만들어졌지만, 할리우드의 상업운영이 성공을 거두면서 영화업계의 신단(神坛)으로 추앙 받을 것이다. 


매년 시상식마다 시상식무대는 세계에 가장 우수한 ‘상품’: 연예인, 문화 트렌드, 패션 및 각종 소식을 보여준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매체가 참여한 지 가장 오래된 영화시상식으로 TV를 통해 200여 개국으로 방송되며, 미국전역 6개 시간대에서 동시에 생방송 되는 유일한 축제이다. 매년 수천만 미국인이 시상식을 시청한다. 


레슬리의 소개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에만 열리지만 각종 관련업무는 1년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 “매주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되기 때문에 끊임 없이 따라잡아야 하고 각종 선정절차를 끝내야 해요. 홍보차원에서 매체뿐 아니라 영화회사 등 관련 측과 소통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고요. 매년 영화제가 끝나면 최종 평가회를 열어 이해득실을 분석하고 내년을 준비하죠.” 


레슬리에게 오스카영화제는 성장의 일부이다. 시상식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매년 충실한 현장 관객으로서 변함 없이 영화제를 시청하고 있다.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영화제 관객들도 늙어가면서 오스카영화제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오스카영화제의 시청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디카프리오가 상을 탈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화제가 있었음에도 시청률이 부진했다. 통계에 따르면 제88회 오스카영화제의 시청률은 지난 회 보다 6% 하락하며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 미국 전역의 오스카영화제 시청자수는 3,600만 명으로 지난 해의 4,000만 명 가량 보다 줄었다. 로스앤젤레스 한 온라인 경영회사의 부회장 아더 첸(Arthur Chen)은 “이런 현상은 TV프로그램이 발전하는 정상적인 생태이다. 오늘날의 오스카영화제는 더 이상 전통매체에 치중하지 않고 SNS 등 뉴미디어(New Media)가 홍보의 주력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론했다. 


SNS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AMPAS는 네트워크 마케팅 경비를 거의 배로 늘려 2015년 50만 달러에 달했다. 레슬리는 “SNS를 통해 젊은층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다. 빠른 정보 획득과 그림전송에 익숙한 젊은 층의 특징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 전달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SNS 마케팅이 새로운 도전이라면, 오스카영화제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문제까지 크게 구설수에 올랐다—‘오스카영화제가 백인들의 축제가 되어버렸다(Oscars So White)’는 문제로, 최근 SNS에 널리 퍼진 비판이다. 이 문제는 거의 매년 오스카영화제 시즌마다 거론되며 “지금의 오스카영화제는 미국 공화당보다 더 ‘백인판’이다”라고 조롱하는 사람까지 있다. 


2016년 시상식의 후보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백인뿐인 후보명단에 주목했다. 전에 호평일 받았던 흑인주연의 일대기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Straight Outta Compton)>은 높은 호응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상작이 되지 못했다. 


할리우드에서 일부 사람들은 표현방식이 상당히 급진적이다. 올해 시상식의 후보명단이 발표 되자 할리우드의 유명한 흑인 감독이자 오스카영화제 공로상 수상자인 스파이크 리(Spike Lee)는 2월 28일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시상식 당일 저녁 그는 보란 듯이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 농구경기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금빛으로 빛나는 운동화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할리우드의 유명한 흑인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의 부인이자 여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 (Jada Pinkett Smith) 역시 시상식 불참으로 오스카영화제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스파이크 리는 외부에 보낸 공개서신에서 ‘어떻게 2년 연속 백인후보밖에 없을 수 있는가? 관심도가 낮은 상은 말할 것도 없다.’며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표했다. 그는 ‘2년 연속 40명의 후보에는 백인뿐 흑인은 한 명도 없었다. 흑인이 그렇게 연기를 못하나?’라며 개탄했다. 


많은 사람은 스파이크 리의 발언이 윌 스미스를 위한 항변이라 생각한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영화 컨커션(Concussion)은 2015년 12월에 개봉해 업계의 호평을 받았으며, 스미스 역시 이 작품으로 제19회 할리우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하고 제73회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극 부문 최우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이름을 밝히기 원치 않는 한 이벤트 기획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영화제는 흑인에 대한 호의를 증명하기 위해 많은 흑인배우를 시상식에 초대하거나 시상을 맡기겠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공평하다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오스카영화제에는 많은 흑인 초대손님이 초대되었고, 흑인코미디언 크리스 록(Chris Rock)이 시상식 사회까지 맡았다. 2005년이후 두 번째 아카데미 시상식의 마이크를 잡은 자리에서 크리스 록은 오스카영화제의 ‘흑백시비’에 대해 비웃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Twitter)에서 사람들에게 아카데미상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장려하면서도 시상식을 ‘백인들의 잔치(The White BET Awards)’라고 직접적으로 꼬집었다. 


크리스는 “‘백인시상식(White people’s choice)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비꼬며 아카데미시상식을 열어 웃음을 유발했다.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 시상식장과 달리 시상식장 밖의 분위기는 다소 경직되었다. 돌비극장에 경찰이 높이 쳐놓은 가드레일 밖에서는 시위대가 커다란 팻말을 들고 오스카 영화제의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레슬리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일이죠. 완벽한 건 없으니까요. 요즘 들어 오스카영화제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 우리는 반대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선하기를 원합니다. 다만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한 비판이면 좋겠어요. 비판이 잘못된 정보로 오도된 것이라면 오스카 영화제의 입장에서도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의혹에 맞서 오스카영화제의 관계자들 역시 거의 자조적인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사회자의 멘트와 식 중의 축하공연 모두 ‘흑백시비’를 문제 삼았다.


“역대 가장 어려웠던 시상식일 거에요. 시상식 사회를 맡은 크리스 록이 무대 가운데 서서 가벼운 농담으로 오스카영화제의 무거운 문제를 풍자하려 했지만 몇 번은 분위기가 냉담하고 관객들의 호응도 얻지 못했죠. 흑인 사회자와 무대 아래의 백인 관중들 사이에 생긴 커다란 틈을 본 것 같아요.” 


아카데미 시상식 방송 이튿날 <뉴욕타임즈>는 “할리우드가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무마하려 하지만 이런 불공평하고 실속 없는 입장은 어떤 농담으로도 덮을 수 없다.”라며 기탄없이 평가했다. 


“미국 영화계에서 흑인배우들의 생존상황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실에서 한 흑인기자가 최우수 남우조연상 수상자 마크 라이런스(Mark Rylance)에게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라이언스는 들고 있던 트로피를 내려놓고 물병을 집어 들고는 “오늘 저녁 크리스의 표정에서 보여주었듯이 흑인배우들은 지위가 생겼어요. 어떤 방식으로든 오늘 저런 이 이야기를 꺼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흑인이든 여성이든 영화계에서 공평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인 남성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리란 법은 없잖아요.”라고 답했다. 왜소한 체구에 머리가 부스스한 영국배우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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