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단거리미사일’ 발사

“조선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국방 수요에 부응하는 동시에 미국에 경종을 울려 주기 위한 것이지만 상대방을 철저히 격노시킬 생각은 없었다.”
정지웅 기자 newschina21@naver.com | 2019-06-03 1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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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정지웅 기자]

5월 4일, 조선은 약 1년 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5월 9일 오후 16시30분쯤 평안북도 일대에서 다시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 5월4일,조선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KCNA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조선이 5월 9일 사거리가 각각 420km와 270km인 로켓탄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평양 북서쪽에서 77키로 떨어진 신오리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해 동쪽으로 향했으며 북한을 지나 동해로 날아들어왔다. 이번 조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남북이 체결한 ‘9.19 한 군사협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 최고지도자는 5월 9일 조선군의 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의 화력타격 훈련을 지도했다. 이번 훈련은 기동과 화력 기습에 맞춰 최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의 신속 대응 능력을 점검해 ‘훈련 성공’을 노린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훈련에 만족한다며 현 정세와 당의 전략적 의도에 따라 최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의 전투임무 수행능력을 더욱 높이고 어떤 돌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전투동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정원은 4일 발사된 항공기와 9일에 발사한 미사일이 외관상으로 봤을 때 동일 기종이며 신형 무기체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이 최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그의 믿음에 위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들은 짧은 거리이고 나는 이것이 신뢰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문제에서는 조선의 행동을 신뢰 남용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건 국무부 대조정책 특별대표는 5월 10일 서울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만나 조선의 미사일 발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비건은 “조선을 협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회견에서 말했다.

 

▲ 김정은 조선 최고지도자가 5월 9일 조선군의 전방과 서부전선 방어부대의 화력타격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KCNA

조선의 ‘자기통제’
조선중앙통신이 5월 10일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망원경을 들고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달도 안 돼 세 번째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4월 16일 공군부대를 전격 시찰하고 비행훈련을 참관했고 4월 17일에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지켜보며 지도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김·트럼프회의가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조선이 이런 실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김정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한 것은 최근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엔은 조선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결의를 내놓은 바 있다. 김정은도 지난해 4월에 열린 조선 노동당 7기 3중전회에서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선이 최근 한 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날 미 국방부는 조선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을 비행거리 300km 이상의 ‘근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미사일의 종류에 대해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인 리빈(李彬)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의 발표가 크루즈 미사일인지 탄도미사일인지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지만 사실 설명에 해석을 붙였다. 실험 대상인 ‘유도무기’와 유도비행, 탄도미사일의 절대다수가 유도되지 않고 관성으로 비행한 것으로 드러나면 조선 측의 설명에 따라 순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빈 총장은 분석했다.


리빈은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국방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지만 상대방을 철저히 화나게 하고 싶지는 않은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싱가포르 김·트럼프회의가 지난 지 1년 가까이 되었지만 조선은 아직 확실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면밀한 계산을 거쳐서이다. 이는 더 심각한 위기를 모면하였다는 착각을 일으키면서도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다음 위기가 터질 것이라고 위협하는 신호이다.


그러나 조선 매체들은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회복하지 못했고, 정부나 외교부의 주요 관리들은 "조선의 이런 자기 통제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특별히 강경한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조선이 5월 들어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날 미 법무부는 미국이 수 톤의 석탄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조선 화물선 한 척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미 법무부는 한 문서에서 이 화물선의 이름은 와이즈 아니스트(Wise Honest)호이며 배수량 1만7,000톤으로 조선 최대 벌크선 중 하나로 조선선기무역회사 산하 해운업체가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기무역은 2017년 6월 조선의 석탄 무역을 하다 미국의 제재를 받았고, 미 법무부는 이를 조선군 기업으로 인정했다.


와이즈 아니스트호는 지난해 3월 조선항 성남포에서 양질의 석탄을 싣고 가다 4월 인도네시아에서 나포됐다가 7월 미국 측 나포명령을 받은 뒤 인도네시아 측이 화물선을 인도한 이후 줄곧 미 측이 통제해 왔다.


뉴욕 남구의 제프리 버먼 연방검사는 “미국 측은 이 화물선이 ‘좋은 석탄을 외국 바이어에게 불법으로 수출’해 중장비를 회수하고 제재 회피하는 순환을 계속하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국제제재 위반 조선 화물선 1척 압수는 이번이 처음으로 모든 법 집행 수단을 동원해 조선의 제재 회피를 막고 기소할 능력이 있다.


미국 측 관리들에 따르면 조선 화물선 나포는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제재 완화를 의도치 않게 포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5월 9일 미국 글로벌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산하의 한 프로그램이 최근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조선은 그 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장거리 미사일 기지를 비밀리에 운용해왔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인 핵물리학자 시그프리 헤커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이 핵분열 재료를 계속 생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무기화(설계, 건조, 테스트)와 운반 시스템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자 규모가 전자보다 커 전체적인 위협이 줄었다고 헤커 교수는 지적했다.


판세가 더 위험해질까
트럼프는 조선이 5월 4일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시험 발사하자 “김정은이 내게 한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최종적으로 협의에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5월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식료품 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대북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공군부대를 전격 시찰한 4월 16일을 하루 앞둔 이날 김일성 생일 107주년을 맞아 김정은에게 보낸 축하편지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볼턴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공영방송(PBS)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사진을 보내고 편지를 보냈다. 나는 얼마나 더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김정은이 어떻게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보더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회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김특회가 아무런 합의 없이 대조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등 김정은이 국내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가 조선의 명면에 있는 경제를 손상시킨 것은 사실이다. 김정은은 주민들에게 정세 개선을 약속했지만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바오다오거(包道格)는 조선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흥미'를 높이도록 압력을 가해 협상으로 복귀시켜 부분적인 제재 해제를 얻어내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강하다고 말했다.


하노이 김·트럼프회의 이후 김정은의 이런 행보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면서 자립한 민족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 조선에 제재를 가하는 적대세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외무성은 3월 8일 최선희 전 북미국장이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것을 확인하고 최선희 부상은 국무위원에 선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최선희 조선 외무성 제1부상이 앞으로 대미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4월 12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조선이 경제건설에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재확인하는 한편 자립적인 민족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 대북 제재에 나선 적들에게 심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희 대사는 4월 2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담화를 내고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근시안적 ‘이성을 잃은’ 상황을 비판하고 폼페오 미 국무장관에게 북미 핵회담에서 탈퇴하라고 요구했다. 폼페오는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이 조선에 대한 노선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미 회담에 참여하는 미국의 고위급 인사 여러 명에 대한 비난과 함께 조선은 외교 공간을 더욱 넓히고 있다.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첫 회동을 갖고 아무런 합의도 없이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않았지만 “회담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가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한 평가와 관점을 공유하고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을 열어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이에 대해 김정은이 사실상 조선 보위자로서의 러시아의 전통적인 역할 회복과 미국이 주도하는 한일 동맹에 대한 제어를 통해 자신의 방패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현재의 교착상태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조선문제학자인 수미 테리 전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아갈 길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더거는 <중국신문주간>에 “이란, 베네수엘라, 중국에 대한 현재의 미국의 정책을 본다면 당신에게 희망이나 자신감을 주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할 것이다. 미국 내에서 조선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상황이 더 위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최선희 조선 외무성 제1부상은 4월 30일에 올해 말까지 미국이 조선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취해야 핵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대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 측은 이 기한 내에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본지기자/리징(李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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