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상현실(VR)의 원년?

가상현실이 세계를 바꾼다. 가상현실은 기술을 넘어 인성의 해방이다. 3D 기술과 달리 가상현실 기술은 정보량을 두 자리 수까지 증가시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인류의 갈망에 부합한다. 이러한 수요가 다음 네트워크플랫폼으로 이어질 것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3-29 12: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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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뤄위안지에(罗元婕)


2015년 선댄스영화제와 다보스총회에서 상영된 단편영화 <시드라 머리 위의 구름>이 많은 관심을 모았다. UN과 Vrse의 공동작품인 이 단편영화는 시드라(Sidra)라는 12세의 어린 시리아난민을 1인칭으로 요르단 난민캠프의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평범해 보이는 일상생활에 표현된 뜨내기 삶의 상실감이 심금을 울린다. 더욱 특별한 점은 이 영화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약칭 ‘VR’)기술로 촬영되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중들은 웨어러블디바이스를 통해 주인공 소녀의 시각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 이제까지 글과 그림, 영상에만 나왔던 중동난민의 생활이 눈 앞에 펼쳐져 감개무량하다. 영화의 제작자이자 VR계의 인기감독 크리스 밀크(Chris Milk)는 2015년 4월 TED 연설에서 “VR이 세계를 바꿀 것”이라며 VR은 기술을 뛰어 넘어 인성의 해방이라고 밝혔다.
 

VR기술의 ‘현실’
 

VR은 1985년 과학자이자 시각예술가 재론 라니얼(Jaron Lanier)이 내놓은 개념으로, 데이터로 구성되고 몸으로 감지할 수 있는 가상의 현실을 말한다. 이 개념이 유행하게 된 데는 ‘디지털펑크의 아버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공이 크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네트워크공간’과 ‘가상현실’을 처음으로 완벽히 설명했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의 사이버네트워크 세계가 바로 그 영감으로 세워진 것이다.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1990년대 VR기술의 발전과정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림의 연속이었다. 당시 게임계는 ‘진지한 게임’, 그러니까 지식과 노하우를 가르치고 전문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주요 콘텐츠로 제공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이를 원칙으로 Unreal, Quake and Half-Life 시리즈가 개발되었다. 1인칭 시각의 생존게임 The Colony 개발에 사용된 프로그램은 훗날 3D기술로 포장되어 해저 외계생물을 그린 SF영화 <심연(深渊)>과 SSN, <레인보우 식스(Rainbow Six)> 시리즈 등 많은 SF영화와 게임제작에 판매되었다. 대부분 관객이 VR세계로 들어가려면 VR헤드셋(MD)을 써야 하는데, 시중의 웨어러블 설비는 대부분 사용자 머리의 움직임만 추적할 수 있으나 ‘완전 몰입식 가상환경’에 들어가려면 사용자는 컴퓨터가 x, y, z의 좌표방식으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도록 온몸에 각종 탐지기와 기록계를 붙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기술과 자금의 한계로 1990년대에 개발된 VR기술은 너무 투박한데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가는 바람에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21세기 들어 VR기술이 강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20여년 전의 붐에 비해 이번 VR기술의 발전은 더욱 안정적이고 건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원인은 첫 번째로 프로그램상의 지원이다. 2015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19억을 넘어서면서 고해상도 스크린, CPU 및 다양한 스마트 센서의 개발로 이어져 VR헤드셋의 제조가격이 크게 낮아지고 사용자의 체감도 크게 좋아졌다. 현재 가장 보편화된 것은 구글에서 개발한 Google Cardboard이다. 딱딱한 카드재질로 만든 간단한 VR 안경으로 가격도 정가 20달러 정도로 낮아 많은 사람이 2016년을 VR의 원년—모두가 VR 설비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해로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 분야의 왕성한 수요 역시 VR 기술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군사분야의 경우 VR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비행환경이나 전쟁으로 병사들의 돌발상황 대응능력을 높이고 전혀 모르는 나라로 파견하기 전 현지주민과의 소통기술까지 훈련할 수 있다. 공업설비 설계·제조분야에는 ‘사이버 공동작업장’의 개념이 도입되어 세계 각처의 설계자들이 공동작업으로 신제품을 연구개발할 수 있다. 과학 연구분야에서는 변수를 정확히 통제하고 실험환경도 현실과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의 고소공포증 연구는 참여자가 자신이 ‘높은 곳에 서 있다’고 상상하게 하거나 시각적인 충격만을 줄 수 있었는데, 가상환경에서 환자들을 땅에서 1km 높이의 절벽에 세운 후 그들의 감정변화와 생리반응을 기록할 수 있다면 의학, 심리학 등에 큰 의미가 있는 사실적인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수학에 VR기술을 도입하면 공룡시대, 심해 환경, 우주 탐사, 인체 해부 등의 다양한 소재를 실감나게 재현할 수 있어 힘들이지 않고도 학생들의 관심을 일으킬 수 있다.
 

군사, 심리, 의료, 교육 등 분야 외에도 VR기술을 추구하는 산업이 많아지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2015년 11월 VR 어플리케이션을 발표하고 정기구독자 110만 명에게 Google Cardboard를 보냈다. 일부 언론인은 보도에 VR기술을 이용하면 독자들에게 완벽한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고 신문업계가 또 한차례의 기술진보를 맞아 서사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같은 생각은 영상계에도 나타난다. YouTube는 전속 VR 채널을 출시하였고, Netflix와 Hulu 역시 자신의 VR APP을 출시하였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극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지 모른다.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U2 밴드가 출시한 Song for Someone은 전세계 가수들이 가상환경에서 U2와 합동공연을 할 수 있으며, 패션업체 Tommy Hilfiger는 미국과 유럽지역 플래그숍에 VR기술을 이용해 2015년 가을패션시리즈를 진열했다. 패션계의 마케팅 VR을 가장 빨리 받아들여 소비자들이 최고의 경지를 체험할 수 있게 되리라 상상할 수 있다.
 

VR기술의 ‘허황’
 

과학자들은 유명사업가들보다 훨씬 전에 VR을 탐구하기 시작해 많은 관련 과제가 갑자기 이슈가 되었다. 게임의 경우 게이머들은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두 심리학자는 성인 게이머가 완전몰입식 가상환경에서 4세 아동의 캐릭터가 되면 강한 가상신체 소속감이 생겨 아이의 시각으로 주변세계를 보게 되어 주변사물이 크게 느껴지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VR은 충분히 성숙하고 현실과 비슷해 우리의 교류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가령 태어나서 3세까지 VR의 사물만을 보며 자란 아기가 현실로 돌아오면 무엇이 진짜인지 구별할 수 있을까? VR이 네트워크처럼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 사람들이 VR을 통해 현실을 도피해 매일 집에서 ‘세계일주’을 하게 되면 점점 외로워지지 않을까? 대뇌가 현실과 공상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의 개념이 깨지면 자아정체성의 형성과 인정이 큰 문제가 되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곳’에 있는가 ‘저곳’에 있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문제가 생활에서 멀지 않게 되고 사회현실이 파편화, 개인화될 것이다.
 

현재 VR 산업체인은 상·중·하류가 대규모로 개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이 분야의 ‘금광’을 찾고 있다. 구글의 Google Ventures는 현재까지 5개의 VR 관련사업에 투자했고 Michael Yang 과 Comcast Ventures는 Altspace와 Next VR에 투자했으며, NBA는 VR을 이용해 농구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헤드셋 분야에서는 Oculus Rift, 소니의 Play Station VR,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그래픽 안경 Hololens와 삼성의 Gear VR가 대대적인 확장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전자소비연맹은2016년 매출이 1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디즈니가 투자를 이끄는 Jaunt VR와 Next VR이 영상중계 가상화에 힘쓰고 있으며, 삼성은 <워킹데드(The Walking Dead>의 제작자를 초빙해 VR 시리즈물을 제작 중이다. VR 뉴스 다큐멘터리업체 RYOT은 이슈에 발맞춰 난민, 멕시코 불법입국자와 관련된 단편작품을 여러 편 출시했다.
 

중국의 VR산업 역시 활기차게 발전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전국적으로 100여개 관련 프로그램 제작업체가 생겨났으며 현재 폭풍마경(暴风魔镜), 3 Glasses, Nibiru의 일체형 헬멧 등이 출시되어 있으며 샤오미(小米)와 러스(乐视) 역시 자사제품을 개발 중이다. 콘텐츠업체도 나타났다. 란팅(兰亭)이 VR기술을 활용해 촬영한 영화 <끝까지 산다(活到最后)>와 MV<할 수 있겠어?(敢不敢)>는 중국 VR 콘텐츠 창작의 효시를 열었다. 폭풍마경 CEO 황샤오지에(黄晓杰)는 TMT 2015년 지도자회의에서 “3D 기술과 달리 VR기술은 정보량을 두 자리 수까지 증가시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인류의 갈망에 부합한다. 이러한 갈망에 힘입어 VR이 차세대 네트워크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며 VR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VR산업은 활발한 발전과 함께 많은 기술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조종을 완벽히 실현할 수 없고 헤드셋을 통해 시각적인 체험만을 제공할 수 있다. 현기증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간단히 말해 갑판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주변에서 뒤로 파도가 치는 것을 보면 멀미가 나는 것처럼 몸의 감각과 시각이 달라 현기증을 느끼는 것이다. 가상환경에서 움직임과 시각의 시간차가 0.02초 이상 나면 현기증이 생긴다. 이밖에 VR기술은 기타 여러 가지 복잡한 시험에 직면해 있다. 사람들이 VR에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현실 같은 가상’인데, 헤드셋을 끼고 가상환경으로 들어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한 부분에 오류가 발생해 사용자가 순간적으로 현실로 돌아오면 기계와의 인터페이스 체감이 극도로 낮아진다. 이 때문에 VR기술의 정상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당연히 매우 높고 프로그램이 통합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외 VR 산업은 모두 발전 초기로 프로그램 기술에 능통한 사람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할 듯 보인다. VR기술이 각 분야와 만나 어떤 불꽃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VR기술의 미래는 멀리 보일 듯 말 듯한 햇빛처럼 기대되면서도 허황된 부분도 있다.
 

(본 기사는 본지와 WeThinker가 공동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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