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누구에게 투표했나?

이번 대선에서 전체 중국인 중 30%를 차지하는 대륙 출신 중국인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은 50%를 상회. 하지만 전체 중국인의 힐러리에 대한 지지도는 60%를 넘어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12-05 17: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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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쉬에하이페이(薛海培)


최근 필자는 ‘올해 대부분의 중국인은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는데 사실입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과거엔 모두 민주당에게 투표했던 중국인이 올해는 마음을 바꿨다던데 왜 그런 겁니까?”라고 묻는다. 


비록 이런 말들이 꼭 정확한 것은 아니고 또 이를 증명할 데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 가지 틀리지 않은 점이 있다. 즉, 얼마 전 끝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과거 수 십 년간 중국인이 가장 몰입한 선거였으며 또한 가장 우려하고 분열된 선거였다는 점이다. 한 가지 두드러진 현상은 바로 중국 대륙에서 온 대규모의 신 이민자들이 트럼프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또한 이민 사회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미국 대선에서 대륙의 1세대 신 이민자 중 공화당 후보 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확실히 이전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그리고 이들 중국인들의 열정과 몰입 정도 또한 이들 민주당 후보 힐러리를 지지하는 중국인들보다 훨씬 높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 사람들의 태도는 급진적이다. 

 

▲ © 11월 8일, 미국 라스베가스의 한 대통령선거 TV생중계 장소에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일부 트럼프와 힐러리로 분장한 캐릭터들이 서로 다투고 있다. 사진/IC

대다수 중국인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말은 부정확

 

우선 간단한 종적 역사 회고를 해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계 미국인의 인구 기수가 적기 때문에 과거 한참 동안 그들의 정치 및 투표 성향을 연구하는 여론 조사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비교적 믿을 만한 아시아계 투표 데이터는 1992년 클린턴이 처음으로 대통령 경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아시아계의 전체 투표 데이터는 중국계 투표 행위를 분석할 수 있는 대략적 지표가 될 수 있다.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역대 대선의 아시아계 투표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1992년 클린턴은 31%의 아시아계 표를 얻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55%를 얻었다. 1996년에는 클린턴이 44%를, 밥 돌은 48%를 얻었다. 2000년 고어는 55%를, 조지 워커 부시는 41%를 얻었고 2004년 존 케리는 56%의 지지를, 조지 워커 부시는 43%를 얻었다. 2008년 오바마는 62%의 지지를, 매케인은 35%를 얻었다. 그리고 최근 2012년 오바마는 73%의 지지를, 미트 롬니는 26%를 얻었다. 


이 데이터를 보면 짧디 짧은 20년 동안 아시아계의 투표성향은 약 40%P의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에서 바로 ‘중국인은 과거에 모두 민주당에게 투표했다’라는 말이 생겼다. 하지만 사실상 중국인이 과거 모두 민주당에게 투표했다는 말 또한 정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시아계 대부분이 민주당에게 투표했던 것은 2000년부터로 겨우 16년의 짧은 역사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본 원고를 전송할 때는 이번 대선의 최종 데이터가 발표되기 전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본 일부 관련 조사에 의하면 아시아계 선거 역사와 인구 변화, 그리고 현재 선거 상황에 대한 이해를 고려할 경우 필자는 대략적인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전체 중국인 중 30%정도를 차지하는 대륙 출신 중국인이 트럼프에게 투표할 가능성은 50%에 달하거나 이를 뛰어넘지만, 전체 중국인 중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은 60%를 뛰어넘는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중국인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것은 분명 틀린 말이다. 하지만 1세대로 이주한 대륙 출신의 중국인 대부분이 트럼프에게 투표했을 가능성은 있다. 


중국인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을 막은 민주당 


그렇다면 왜 이번 대선에서 이렇게 많은 대륙 출신 1세대 중국인들이 공화당 후보 지지로 돌아섰을까? 한 사람 또는 한 집단의 투표 이유를 판단하는 것은 자고로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 여기서는 그저 대략적인 탐구 조사만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 대륙 출신의 중국인들이 트럼프를 좋아해서 민주당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정확하지도 옳지도 않은 말이다. 이런 변화는 과거 2년간 발생한 일련의 정치사건을 배경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많은 대륙 출신의 중국인들이 민주당이 지지하는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소수자 우대정책’이란 정부가 취업 및 대학입학 등에 있어 라틴계, 아프리카계 등 소수민족에게 적절한 정책과 혜택을 주는 것으로 성격상 중국 대학이 학생 선발에 있어 소수민족에게 혜택을 주는 것과 유사하지만 미국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중국인들이 이 정책이 그들의 자녀가 나중에 미국의 일류 대학, 특히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한다. 즉 그들의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 기회가 줄어드는 정책으로, 중국인의 치즈에 손을 대는, 중국인의 이익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2014년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현지 대륙 출신 중국인에게 막대한 영향이 끼친 ‘정치사건’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1996년부터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인종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불허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몇몇 최고 캠퍼스에서 라틴계의 숫자가 적잖이 줄어들었다. 라틴계 주의원들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인종적 요소를 적절히 고려하는 것을 허가하도록 캘리포니아 주 헌장 수정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의 일련번호는 대륙 출신 중국인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SCA-5이다. 


이 법안이 제출되자마자 여러 특수한 원인과 배경으로 인해 대륙 출신 1세대 신 이민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위챗(Wechat)의 엄청난 전파력이 더해져 마치 벌집을 들쑤셔 놓는 것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대륙 출신 중국인들의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에 대한 우려와 수년간 이를 준비하며 쏟아 부은 노력은 하루 아침에 일종의 정치적 각성과 정치적 항의로 전환되었고 캘리포니아 현지 중국인의 정치적 대지진을 초래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 현지 중국인, 특히 대륙 출신 중국인들의 민심이 크게 동요했고 모두들 하룻밤 사이에 풀뿌리 정치 활동가가 되어 잇달아 정치적 모임을 만들고 셀 수 없이 많은 위챗 단체방을 결성했다. 특히 그들은 중국계 정치인들을 찾아가 설득하고 그들에게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 법안의 통과는 캘리포니아 상원에서 무산되었다. 


민주당 인사들이 소수자 우대 정책에 더욱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였으며 또 SCA-5제안을 지지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의 대륙 출신 중국인들은 공화당과 협력하기 시작했고 민주당을 반대 목표로 삼았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주의 대륙 출신 중국인들에게 있어 민주당은 대역죄인이자 중국인의 이익을 해치는 정당이 되었다. 


하지만 파도는 잇달아 일어난다. 캘리포니아 주의 이 사건은 법안의 철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았고 계속 대륙 출신 중국인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숙성되었다. 사건 발생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대륙 출신 중국인들은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시아계 학생을 선발하는데 있어 명백한 차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힘을 모아 미국 연방정부에 이를 고발하고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아이비리그 대학에게는 빠른 시일 내에 학생 선발에 있어 차별적 행위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대륙 출신 1세대 이민자의 핵심 이익을 또 한 차례 건드리는 사건이었다. 이를 볼 때 대륙 출신 신 이민자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자신의 자녀를 미국 내 최고 대학에 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가치 이념의 동조자


이 두 건의 사건으로 인해 누적된 감정은 대륙 출신 중국인 사회, 특히 위챗 대화방 안에서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다. 수많은 대륙 출신 중국인들은 이때부터 민주당을 중국인 이익의 박탈자이자 정치적 숙적으로 여기기 시작했고 매우 강렬한 정치적 ‘각성’을 하게 되었으며 정치 참여 욕구가 생겼다. 이미 민주당을 중국인 이익의 박탈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뒤이어 본격적으로 민주당의 각종 악행을 청산하는 작업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두 건의 대학 학생 선발 사건이 발생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미국 최고 법원은 동성애 결혼을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비록 민주당이 직접 최고 법원에서 추진한 사안은 아니었지만 이를 계기로 일부 보수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예를 들어 일부 기독교도)과 자녀의 명문 대학 진학 문제로 인해 정치적으로 각성한 중국인들은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오바마 정부는 다시 행정 명령을 통해 연방정부 자금을 받은 학교에게 트랜스젠더와 성전환자에게 자신들이 사용하고 싶은 화장실 사용을 허가하도록 요구했다. 이로 인해 대륙 출신 중국인들은 문화 및 사회적 가치라는 시각에서 민주당과의 한계를 분명히 그었고 ‘오바마의 일 처리는 엉망이다’, ‘민주당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형성되었다. 


이런 큰 정치적 배경 아래서 ‘미스터 트럼프’가 등장했다. 특히 그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유세 선풍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이 마음 속에 숨겨왔던 말들을 쏟아냈다. 민주당을 증오하는 대륙 출신 중국인들은 트럼프의 모습에서 정치 및 사회 가치 이념의 동조자를 찾았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민주당을 끌어 내릴 수 있는 완벽하고 전면적인 기회와 미국을 그들이 생각하는 ‘극좌’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발견했다. 


극도로 분열한 미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중국인 사회도 정치적 이견과 공감대 부족으로 인한 전례 없는 분열 이 발생했다. 이는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중국인의 정치 참여에 적잖은 충격이 되었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중국인들 사이에 일련의 다소 야만적이고 극단적인 현상이 있긴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행동이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특별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단지 정치적 견해가 달라 트럼프를 지지하는 중국인들은 그런대로 합리적이며 결코 ‘트럼프 추종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재미 중국인 전국위원회 명예회장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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