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컴퓨터의 바둑대결: ‘알파고’를 오해하지 말라

인간과의 바둑대결에서 기록한 놀라운 성적으로 알파고(AlphaGo)가 사고활동의 보편적인 규칙을 발견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사고의 규칙을 지향하는 인공지능 연구 역시 ‘바둑의 고수 되기’나 ‘튜링테스트(TuringTest)통과’ 를 직접적인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인공지능’이라 불릴 뿐이다. 또 다른 ‘비주류’ 인공지능 연구는 컴퓨터를 이용해 신경세포(Neuron) 차원의 ‘뇌 모형’을 만들거나 행위 차원의 ‘인지 모형’을 만드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6-04 14: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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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왕페이(王培)


한국 바둑 기사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인간 대 컴퓨터 대결이 사람들의 전례 없던 흥미와 놀라움을 일으켰다. 이는 미래 인류사회에 대한 인공지능의 공헌과 도전에 대한 생각과 연구로 이어졌다. 이번 붐 가운데 알파고는 중국어로 ‘장난스럽게’ 알파’개’라 번역되었지만(중국식 발음 ‘고[gou]’에 해당하는 한자 ‘狗(개)’의 의역) 영어단어 ‘Go’에는 ‘바둑을 두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알파고로 시작된 선도적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은 매우 소중하지만 많은 치열한 논쟁 중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오해도 드러났다. 이런 오해들은 논쟁의 열기가 남아있을 때 중점적으로 제기해 명확하게 판별해야 한다. 


‘알파고’는 잊어라

‘비주류’ 인공지능이 대중의 기대에 더 잘 맞아 

 

▲ 3월 13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인간과 컴퓨터의 네 번째 대결에서 이세돌이 이겨 한 판을 만회했다. 사진/IC
인공지능에 관한 이제까지의 대중토론에는 혼란스런 정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란 단어에 대한 이해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복잡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어 권위 있는 전문가, 전공협회 또는 교과서가 내린 ‘정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전자계산기가 발명된 후로 다양한 인공지능기능이 점차 실현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의 처음 목적은 컴퓨터에 인간의 ‘모든’ 지능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발상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판타지작품을 통해 갖게 된 개념 - 사람과 지능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컴퓨터나 로봇이다. 


그러나 지능(및 그와 밀접하게 관련된 인지, 사고, 의식 등의 현상)은 매우 복잡해 ‘생각하는 기계’를 설계·제작해 각 분야에서 사람과 견주려는 시도가 계속되었음에도 성과 없이 끝나기 일쑤였다. 그 결과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 분야 주류 과학자들의 수년간 노력은 수년 동안 실질적으로 좌절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특정 문제를 인간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에 관한 연구·개발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수십 년 정도부터 많은 이론 및 응용성과를 거두었으나 이런 의미의 ‘인공지능’은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개념과 크게 다르다. 첫째, 이러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어떤 분야에서는 사람을 넘어서는 기량을 선보일 수 있지만, 그 외의 다른 분야에서는 완전히 ‘무능’하다. 둘째, 시스템의 능력이 모두 사람의 설계에 따라 결정되며 시스템 자체는 적응성과 융통성, 창조성이 거의 없다. 셋째, 시스템의 작업방식이 사람과 전혀 달라 사고에 대한 사람의 인식을 심화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대중은 ‘방관자’로서 이런 ‘지능 시스템’이 이렇다 할 지능을 얼마 갖추지 못한 것으로 느끼는 데 반해 ‘당사자’인 연구·개발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의 정의가 이런 것이라며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단지 ‘판타지 작품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위에 언급한 개념의 차이는 최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좁혀졌다. 알파고의 경우 핵심기술 - ‘딥 러닝(Deep Learning)’으로 시스템이 설계자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되어 있어 사람의 학습 과정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런 작업방식이 컴퓨터 하드웨어 및 방대한 데이터와 결합하여 컴퓨터가 바둑대결에서 인간의 우위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딥 러닝으로는 일반적인 의미의 인공지능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계산법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으나 특정 조건을 갖춘 문제만을 해결할 수 있다. 가령 많은 훈련 데이터와 일정한 훈련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롭거나 돌발적인 사건은 처리할 수 없다. 둘째, 인공지능은 처리 과정이 인간의 사유활동과 매우 달라 사람이 그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는 데다 뜬금없는 실수도 하므로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딥 러닝’이 주목할 만한 성과 - 알파고를 거두긴 했으나 이런 기술은 지능, 사고와 관련된 많은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다. 


딥 러닝, 머신 러닝, 혹은 ‘인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하는 주류 인공지능이 현재 인공지능 연구의 전부가 아니다.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연구 중 적어도 두 가지는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컴퓨터로 사람의 뇌를 더욱 알차게 재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경세포 차원의 ‘뇌 모형’이나 행위 차원의 ‘인지모형’을 만드는 것이다. 튜링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언어, 행동 등에서 인간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능의 각 부분을 하나의 전체로 보고 이들의 공통된 기초나 핵심을 찾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일반 인공지능’이라 불리고 있는 이 연구는 필자 본인이 하는 업무가 속한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 ‘비주류’ 연구가 실용화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 개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개념과 더욱 가깝다. 엄밀히 말해 이들 몇 가지 인공지능을 실제로 활용하는 것은 다른 학과로 보아야 한다. 연구의 목적과 수단, 기술과 성과 등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 각 연구방법이 긴밀하게 연계되어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역사적인 원인 때문에 전혀 다른 연구방향과 성과들을 뭉뚱그려 ‘인공지능’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알파고 의인화에 너무 집중할 것 없어

인공지능도 감정 가질 수 있다

 

다양한 연구방향의 차이를 분명히 아는 것은 이번 바둑대결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현재의 전적으로 바둑을 심도 있게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비범한 능력이 충분히 드러났지만 이것이 머신 러닝으로 모든 인공지능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오해는 항상 ‘의인화’에서 비롯된다. 고대부터 바둑을 두는 것은 인간뿐이었기에 바둑을 논하는 데 사용되는 여러 개념은 사람의 사유활동에서 나올 수밖에 없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객관화’되어 바둑 자체의 규칙성이 당연시된다. 이 점은 이번 대결 전과 후 바둑계의 분석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알파고를 인간 바둑 기사와 동일시해 분석하지만, 시스템 연구팀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글에서 ‘알파고와 인간이 바둑을 두는 방식의 차이는 사람들이 아는 정도가 아니다 – 단지 ‘멀리 보고’와 ‘자세히 계산할’ 뿐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필자는 리저(李喆) 6단이 <이 두 판은 이세돌보다 더 잘 둘 사람 없다(这两盘棋没人会比李世石做得更好)!>라는 문장에서 ‘알파고의 수가 전통적인 바둑문화의 개념을 벗어났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 것에 기쁨과 위안을 느꼈다.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바둑에서는 그렇지만 다른 문제에서는 또 절대 그렇지 않다! 바둑이 ‘고도의 지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컴퓨터의 ‘바둑고수’ 역시 고도의 지력을 가졌으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알파고는 바둑보다 훨씬 쉬워 보이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전혀 없다. 이렇게 보면 이번 바둑대결을 ‘인간과 컴퓨터 최고의 지력대결’이라 할 수 없다. 


인공지능시스템이 사람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은 일부(전체가 아닌) 부분뿐이다. 인공지능의 각 ‘분파’의 근본적인 차이 역시 어느 분야에서 인간의 수준에 도달하거나 넘어서고자 하는가로 나타난다. 인간과의 바둑대결에서 기록한 놀라운 성적으로 알파고가 사고활동의 보편적인 규칙을 발견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사고의 규칙을 지향하는 인공지능연구(필자가 했던 업무도 이 분야이다) 역시 ‘바둑의 고수 되기’나 튜링테스트 통과’를 직접적인 목표로 하지 않는다. 컴퓨터와 인간은 하드웨어와 경험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인공지능시스템이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같을 수는 없다 - 만약 그렇다면 인공지능으로 ‘인조인간’이 생겨날 것이다! 인공지능의 향후 영향에 대한 대부분의 오판은 다음의 두 부분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첫째는 인간과 컴퓨터의 근본적인 차이가 무시된 것이고 또 다른 부분은 기존의 인간과 컴퓨터의 또 다른 차이는 잠시뿐인 것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둘의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두 부분의 예를 하나씩 들어보자.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보편적인 우려 중 하나는 인공지능으로 다량의 실업이 발생하리라는 점이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이 중대한 취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긴 하겠지만 모든 업무에서 사람을 대신하게 되리라는 것은 틀린 말이다. ‘지능’과 ‘학습’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지능시스템 하나의 행동은 타고난 조건(설계, 제조)과 후천적인 조건(교육, 경험)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컴퓨터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지능시스템이 생물적 속성과 인간의 경험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이런 차이 때문에 시스템의 지능 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의 행동은 인간과 필연적으로 달라진다. 따라서 생물적 속성이나 인간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업무는 인공지능이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수준과도 관계가 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의 행위가 다른 것과 더욱 비슷하다.


또 다른 예로 이번 바둑대결로 일어난 논쟁에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은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단언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현재의 주류 인공지능기술로 개발된 시스템(‘알파고’를 포함해)은 실제로 감정이 없지만, 일반 인공지능 연구에서 감정과 지능은 땔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몇몇 간단한 감정 메커니즘 모형까지 마련되었다. 필자의 연구결과 역시 같았다. 이러한 감정은 자세한 부분과 표현방식에 있어 인간의 감정과 전혀 다르지만, 시스템 내부와 외부의 통신과정에서의 기능은 같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감정적인 메커니즘이 성숙하지 못했다”라고 말하거나 기존의 여러 모형에 대해 이런 부분으로 비평할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더 넓게 보면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의 한계는 ‘감정’ 현상에 대한 인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어떤 기능이 ‘불가능하다’는 ‘인공지능 전문가’의 말이 어쩌면 자신이 하는 인공지능에 국한된 것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주 특별한 화제로서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함께 위기감을 일으켰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은 관련연구에 대해 아는 것이 매우 적은 상황에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곤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역사를 보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직관하는 데는 항상 많은 오해가 있었다.


이번 바둑대결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 기술의 힘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분야, 특히 일반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잠재력에 비하면 바둑대결에서 모든 사람을 이긴 지능시스템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혁명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의 발전은 전 인류사회의 기회임과 동시에 도전이며 희망과 위험이 함께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맹목적인 낙관이나 무지로 인한 두려움은 해롭다. 진정으로 인공지능 연구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많아져 올바른 대응책을 찾기를 바란다. 


사실 인공지능 분야는 다양한 이론과 기술이 가진 실제 능력과 한계가 각기 다르므로 직감만으로 막연하게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다’, ‘없다’를 단언할 수 없다. 


(필자소개: 미국 템플대학 컴퓨터정보과학과 부교수, 세계 일반인공지능학회 부주석, 잡지 <일반인공지능>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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