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Super) 고속열차: 환상인가, 현실인가

한 미국 신생기업이 진공상태에서 음속 이상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는 슈퍼(Super) 고속열차를 개발, 첫 번째 시험운행을 마쳤다. 형식상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CEO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제안한 이 고속열차는 사실 새로운 개념과 기술이 아니다. 현재 슈퍼 고속열차의 문제가 기술적 것이 아니라 공학적인 것이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10-24 13: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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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리텅(李腾)


베이징(北京)에서 상하이(上海)까지 고속열차로는 4시간 48분이 걸리지만 ‘슈퍼 고속열차’로는 15분도 채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 


2013년 8월 12일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CEO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스페이스X(SpaceX)’ 홈페이지에 진공파이프로 공기 부상기술을 조합한 ‘슈퍼 고속열차’의 개념을 발표했다. 이론적으로 열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1,200km에 달한다. 머스크는 57개의 보고서에서 ‘슈퍼 고속열차’의 시행 가능성을 논증하며 시범운행 참여를 원하는 모든 단체에 이 개념을 공개했다.


2016년 5월 12일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이라는 신생기업이 머스크의 보고서에 따라 공기 부상기술을 자기부상기술로 바꿔 라스베가스 북부사막에서 시험운행 철로를 이용, 슈퍼 고속열차의 추진시스템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열차의 최고속력은 머스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른 시속 640km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공 파이프에서의 최대 속력은 6,500km로 머스크의 예상을 크게 넘어선다. 하이퍼루프는 북유럽에 덴마크의 수도 스톡홀름과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잇는 해양 횡단 진공파이프를 건설할 예정이라 밝혔다.


곧 현실이 될 듯 보이는 ‘슈퍼 고속열차’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부분 기술, 안전, 경제 등의 측면에서의 의혹들이다. 이 같은 중요한 시기에 ‘하이퍼루프 원’의 창립멤버 세 명 중 한 명이 사직하면서 ‘자금 남용’ 혐의로 회사를 고발해 ‘슈퍼 고속열차’의 전망이 어두워졌다. 


‘하이퍼루프 원’의 고위 부총재 조지 오닐(George O'Neal)은 <중국신문주간(中国新闻周刊)>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 말했다. 


‘슈퍼 고속열차’가 뜬다


사실 ‘슈퍼 고속열차’의 개념의 창시자는 머스크가 아니다.


1799년부터 영국의 엔지니어 조지 메드허스트(George Medhurst)가 파이프를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방법을 내놓고 1812년 자신의 저서에 ‘진공추진력을 이용해 파이프에서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생각을 자세히 설명했다.


1909년 미국의 엔지니어이자 현대 로켓기술의 아버지 로버트 고다드(Robert Goddard)가 밀봉된 파이프에서 공기를 빼내 진공상태로 만든 후 기차나 운반체 캡슐을 쏘아 보내는 ‘진공파이프 기차’의 개념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진공파이프 기차는 평지는 물론 산이나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할 수 있으며, 속도가 가장 큰 장점이다. 고다드는 진공파이프 기차의 최대 속력이 음속의 5~6배인 시속 6,400-8,000km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머스크가 2013년에 발표한 ‘슈퍼 고속열차’ 개념은 고다드의 ‘진공파이프 기차’의 개념과 이름에 공기부상 개념만 별도로 추가된 것이다. 공기 부상기술로는 음속보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머스크는 보고서에서 속력을 음속에 가까운 시속 1,200km로 예측했다. 음속에는 못 미치나 현재의 가장 빠른 ‘총알열차’의 2~3배, 비행기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이다. 슈퍼 고속열차가 실용화되면 캘리포니아에서 LA의 643km 거리를 35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슈퍼 고속열차’ 개념이 다시 등장한 후 즉시 연구를 시작한 많은 기업 중에는 하이퍼루프 원(원명: 하이퍼루프 교통)과 ‘하이퍼루프 교통기술(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도 있었는데, 하이퍼루프 원은 신생 테크놀로지 기업이고 하이퍼루프 교통기술은 세계 각지의 엔지니어, 과학자, 반(反)테러 등 분야의 전문가 450명이 본업 외의 여가시간을 활용해 일하고 회사 지분을 보수로 받는 기업이다. 


공기부상에는 속도의 한계가 있기에 두 회사는 모두 ‘자기부상’ 기술과 진공파이프를 접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자기부상 기술은 강력한 전자석이 만들어내는 배척력을 통해 열차의 차체를 떠받쳐 차체와 선로의 마찰저항을 0으로 만드는 기술로 공기저항이 극히 낮아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으며 날씨나 환경의 불리한 영향을 받지 않고 운송할 수 있다.


하이퍼루프 원은 모든 경쟁업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회사는 2016년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세인트 피츠버그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포럼에서 모스크바시와 ‘슈퍼 고속열차’ 선로를 건설해 모스크바와 교통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7월 현재 하이루프 원의 융자금액은 8,000만 달러, 고정자산은 1억 2,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비용의 경우 KPMG(산동회계법인)의 사업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스톡홀름과 헬싱키를 잇는 노선의 단위거리(1마일)당 건설비용은 4,000만 달러로 현재 건설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열차의 건설비용은 5,600만 달러보다 낮아 ‘슈퍼 고속열차’가 더욱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한, 빠르면 8년 안에 두 나라의 수도를 잇는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이며, 해저 케이블은 완공 후 바로 활용될 수 있어 매년 4,270만 명의 승객이 이용, 1인당 평균 가격이 28 달러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하이퍼루프 원은 홈페이지에 ‘글로벌 첼린지’ 계획을 발표했다. ‘슈퍼 고속열차’에 관심 있는 도시는 어디든 하이퍼루프 원과 협력해 해당 도시에 고속열차를 건설하고 자세한 사업일정을 제하면 2017년 3월 최초의 낙찰지 세 개 도시가 결정된다. 2016년 8월 9일까지 세계 각국의 100여개 도시가 ‘슈퍼 고속열차’ 사업을 신청하였으며, 그 중 중국에서도 대도시 여섯 개와 타이완(台湾)의 도시 두 곳을 포함한 여덟 개의 도시가 신청하였다. 


<중국산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오닐은 중국과 도시연구사업 신청과 관련된 세부사항과 법률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하이퍼루프 원은 2021년 세계 최초의 여객노선을 만들 계획인데, 중국이 매우 적합한 곳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공상인가, 현실인가


하이퍼루프 원의 승승장구에도 ‘슈퍼 고속열차’에 대한 사람들의 염려는 끊이지 않았다. 


진공과 자기부상은 ‘슈퍼 고속열차’의 두 가지 핵심 개념이면서도 논쟁의 중점이다. 중국공정원(工程院)의 왕멍수(王梦恕)는 기고를 통해 ‘슈퍼 고속열차’는 아직까지 환상이라며 수 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진공상태로 유지하기가 어려울뿐더러 초(超)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에서 승객들의 체력소모가 감당하기 어려우며, 전력소모가 큰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라 지적했다.


오닐은 왕멍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중국신문주간(中国新闻周刊)>과의 인터뷰에서 소위 ‘진공’이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완전한 진공이 아니라며 “진공이란 개념의 범위가 매우 넓어 대기압 1 보다 낮기만 하면 진공상태가 되는데 완전한 진공상태는 만들기가 매우 어려워 실험실에서 구현한 최고기록 10 -10G가 실제로 가장 낮은 진공상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고속열차기술이 발달하긴 했으나 진공파이프가 대세라 보았다. 기차의 속력이 시속 300km 일 때의 공기저항은 전체 저항의 85%, 시속 350km 일 때는 90% 였다. 다시 말해 열차의 운행속도가 어느 정도 되면 절대적인 비용이 공기저항을 극복하는데 사용돼 진공파이프 열차보다 경제성이 훨씬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밖에 하이퍼루프 원이 설계한 ‘슈퍼 고속열차”는 진공파이프 안에서 운행할 때 끝까지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열차가 역을 출발할 때 자선코일이 에너지를 충전해 열차를 총알처럼 쏘아 내보내면 열차가 90%의 시간 안에 활주형태로 앞으로 나간다. 지멘스 회사와의 협력해 선로 20km 앞에서만 전류가 통하면 되는 추진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서 운행중인 자기부상 열차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게 줄어든다. 


승차감에 대한 논쟁에서 오닐은 ‘슈퍼 고속열차’가 음속 이상의 속력으로 운행되긴 하나 불편함은 느끼지 못할 것이라 지적했다. 승차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가속도이기 때문이다. 그는 ‘땅은 앉아 있고 해는 걸어 하루에 8,000리를 간다(坐地日行八千里)’를 예로 들어 지구가 공전하고 있지만 지면에 있는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지구가 일정한 속도로 돌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같은 원리로 하이퍼루프 원은 ‘슈퍼 고속열차’의 속도를 설계할 때 가속도를 시간 당 300km 이내로 제한하고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가속도를 넘어가지 않도록 했다 몇 초면 가속운행이 끝나기 때문에 승객들은 불편함 없이 ‘초(超)음속 여행’을 할 수 있다.


오닐은 ‘슈퍼 고속열차’의 또 다른 장점으로 안전을 꼽았다. 철도 교통사고의 89%가 사람, 기후, 교차통과의 세 사지 원인으로 일어나는데, ‘슈퍼 고속열차’는 완전히 밀봉된 채널에서 운행되고 무인 운전기술을 사용하므로 이러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의외의 상황이 일어나면 일이 일어난 지역의 파이프를 터뜨리면 사람을 구하고 처리한 후 파이프의 터진 부분만 복원하면 되므로 비행기보다 활용 가능성이 훨씬 크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오닐은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항공사고가 언급되지 않았듯이 ‘슈퍼 고속열차’도 화재, 차체파손, 테러와 같은 위험요소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이런 위험요소들은 극복할 수 있으며 ‘슈퍼 고속열차’가 가져오는 이익에 비하면 미비하다”라고 말했다. 


지금이 그때인가?


피할 수 없는 질문 한 가지는 ‘‘슈퍼 고속열차’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면 왜 지금에야 기획되기 시작하는가?’ 하는 것이다. 


‘슈퍼 고속열차’ 연구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서남교통대학(西南交通大学) 진공파이프연구소 장야오핑(张耀平) 원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수요와 기술이 쌓여 이론이 실용화되는 기반이 되었다. 기술적으로 열차운행, 진공상태, 소재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소개에 따르면 열차운행의 난관은 자기부상과 공기부상 간의 논쟁이다. 전에는 강력한 자기장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전류가 필요했고 전기저항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커서 열차 한 대를 띄우기에 현실적이지 않았다. 공기부상 방식은 강력한 기류를 계속해서 내뿜어 떠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마찬가지로 에너지 소모가 크지만 자기부상 방식보다 경제적이다. 1980년대 산화구리 초(超)전도체가 발견되면서 전기저항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철기 초전도체와 붕산마그네숨 초전도체의 발견으로 공기부상기술은 조금도 장점이 없어 자기부상 기술로 대체되었고, 세계 최초의 상업용 고가 자기부상열차 전용노선—상하이(上海)자기부상열차가 출현했다.


그러나 상하이 자기부상열차 전용노선의 운영 결과 고속열차에 비해 자기부상열차는 운행속도와 비용이 정비례하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운용될 전망이 없어 다른 기술이 접목되어야 열차 자체의 가치가 최대화될 수 있으므로 진공파이프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장야오핑 원장은 “진공파이프를 접목하면 자기부상열차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져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전체적인 비용이 고속열차보다 낮아질 것”이라 말했다. 


자재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 이론적으로 진공파이프는 일반 심레스 강철파이프를 자재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탄소 또는 알루미늄합금 등의 복합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구하기도 쉽다. 장야오핑 원장은 “진공운송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연구를 충실히 해 왔기 때문에 사업이 시작되기만 하면 빠르면 1~3년만에 미국보다 먼저 시험운행구간 10km를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닐은 시장의 측면에서 ‘슈퍼 고속열차’의 진정한 위력이 발휘되는 것은 ‘단면’의 크기, 즉 열차 추적 간격이 제한되는 것이라 분석했다. ‘단면’은 여객 유동량과 운송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전에는 안전한 운행을 위해 열차 사이에 반드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으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열차간 간격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오닐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상하이 고속열차의 경우 5분이 단축 되었으며 30초까지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건설비용은 높지만 전체적인 비용은 고속열차의 6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심만만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하이퍼루프 원은 7월 위기에 처했다. 회사의 창업자 뱀 브로건(Brogan BamBrogan)이 핵심 멤버들을 이끌고 사직해 ‘하이퍼루프 투(Hyperloop Two)’를 설립하고 원래의 회사를 법정에 고발할 계획이다. 다른 설립자 셜빈 피셔버(Shervin Pishevar)가 능력은 부족하면서 사교성이 좋은 친구를 고용하고 어느 여직원에게 매달 4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등 가까운 사람을 임용해 파벌을 형성하는 ‘췬따이꽌시(裙带关系)-치마폭 안의 관계-’을 감행했다는 내용이다. 고소장에는 피셔버가 자금을 남용하고 투자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관리하는 셔파벤쳐(Sherpa Ventures)에 먼저 투자하도록 강요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뱀 브로건이 사임하기 전 그의 책상에서 교수형에 사용되는 밧줄이 발견되었는데, 무인감시카메라에 피셔버가 밧줄을 두고 간 것이 나타난 것이다. 


하이퍼루프 원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쿠데타를 꾀하다 실패한 것이다. 그들의 모략이 밝혀진 만큼 오늘부터의 조치는 그에 대한 선제공격일 뿐이다. 우리는 근거 없는 고소에 반드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다”라며 즉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어찌됐든 창립자와 핵심멤버의 사임으로 하이퍼루프 원의 발전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 소송으로 회사의 창립멤버 오닐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타격이 크지만 회사의 상황을 확신한다. “매일 수 천 통의 입사지원서가 날아온다. 우리 회사는 여전히 활기차다.”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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