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올림피아드 경기 힘겨루기 이면

국제 올림피아드 수학 경기에서 중국 학생들이 상위권을 달리던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인들에게 그 자리를 뺏겼다. 미국과 중국의 올림피아드 수준 상승과 하강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그 배후에는 양국의 교육정책과 이념, 인재선발 양성 메커니즘 및 사회심리의 차이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한숙 기자 newschina21@naver.com | 2019-03-25 1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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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지한숙 기자]

 난해(难解)한 올림피아드 수학


중국은 한때 국제올림피아드의 무적의 장군이었으나 최근 4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월 25일 루마니아 마스터스에서 열린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중국이 6위에 그쳤다는 소식은 중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최근 몇 년간 혁신을 노리는 미국팀에 비해 중국의 올림피아드 수학 선발 양성체계가 낡고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진학에서 수학 성적을 희석시키려는 시도는 중국 올림피아드 수학 인재의 기반을 더욱 약화시켰다. 실제로 양질의 기초교육 자원이 부족하고 분포가 불균형한 상황에서 아무리 정책이 바뀌어도 올림피아드 수학이 명문 학교가 우등생을 가려내고 학부모이 ‘아이들을 경쟁구도에 내모는 수단’으로서 하는 작용은 뒤집기 어려울 것이다.


오전 8시,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계단식 교실에는 올림피아드 수학 국가훈련팀에 선발된 60명과 전국에서 모인 청강생 34명이 자리를 잡았다.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강단에서는 교사가 펜을 휘두르며 열강을 하고 있었고 강단 아래에서는 ‘최강의 두뇌’들이 신속하게 움직이며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갔고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가는 기적이 발생하는 순간이 펼쳐졌다.

 

올림피아드 수학에 무감각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강의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리고 리듬을 따라가기 힘들겠지만 매니아들에게는 미지의 신비를 탐구하는 또 하나의 묘한 여행이다.


이곳은 광저우(广州) 화난사범대학 부설중학교이며 중국에서 수확한 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다. 제6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중국국가 훈련팀 선발이 3월 3일 시작되었다.

 

9일 동안 60명의 후보가 1, 2라운드의 선발대회를 가졌으며 4일반 동안 매번 4시간반씩 진행된 ‘긴긴’ 시험을 치러 16명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3월 말에는 최종 6명이 선발되어 대표팀을 구성하고 이들이 7월에 영국 바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중국의 수학경시대회의 여정은 반세기가 넘었으며 IMO에 참가한 지도 30여 년이 지났다. 그 중 10여 년 동안 중국은 IMO 1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몇 년간 4차례나 단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올해 2월 말 루마니아에서 열린 마스터스배 수학경시대회 6위의 성적은 중국의 올림피아드 수학의 하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어제와 오늘
화난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수학교사인 천지아화는 학교 전문 올림피아드 반의 수학감독이자 처음으로 올림피아드 수학 국가훈련팀에 선발된 중학교팀 감독으로 올해 고등학교 1학년 그의 제자 한 명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었다. 그도 예전에 화난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소속 올림피아드 반 학생이었다.


천지아화와 올림피아드 수학의 인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다. 1999년 광저우시 초등학교 수학올림피아드 학원에서는 공개적으로 입학생을 모집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호기심을 느껴 친구와 함께 등록하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는 수학성적은 괜찮았지만 올림피아드 수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시험에 합격한 뒤 그는 주말마다 반나절씩 수업을 받기 시작했는데 배운 내용도 오늘날 모두들 잘 알고 있는 수학올림피아드 문제 유형인 여행문제(Travel problems, 거리를 산출하는 문제), 토끼장 속에 있는 닭(Chicken with rabbit cage, 토끼장에 닭 몇 마리, 토끼 몇 마리가 있으면 다리는 몇 개냐 같은 산술 문제) 등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그 해의 올림피아드 수학반은 초등학교 수업 내용에 기초한 확장 범위에 불과할 뿐이었고 미리 진도를 앞서 배우지는 않았으며 ‘취미 위주로 되어 있는 클라스’였다고 회상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화뤄겅(华罗庚)골드컵’ 소년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해 광주시 1등상을 받았다.

 

▲ 사진/본지기자 두웨이(杜玮)
3월 7일 화난(华南)사범대학부설중학교에서 집중 트레이닝 수업을

듣고 있는 IMO 중국 국가팀. 

 취미로 시작해 화난사범대 부설 중학교 수학올림피아드 반에 합격하였고 중3때 고등학교의 모든 지식을 습득하고 졸업한 뒤 고등학교 올림피아드 반에 진학해 고2, 고3 2년 연속 전국 고등학교 수학경시대회 1등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프랑스 리옹 고등사범대학 수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학교로 복귀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가 있는 화난사범대학부설중학교는 올림피아드 명문 학교이다. 1987년 허졘쉰(何建勋)은 제28회 IMO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3년 광둥(广东)성 인민정부의 승인을 받아 광둥성 올림피아드 학교를 만들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올림피아드 수학반 학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수학경시대회의 발전이라는 큰 배경 하에서 전개되었다. 현대 최초의 수학경시대회는 1894년 헝가리에서 개최된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은 1934년 처음으로 수학경시대회를 올림피아드와 연계시켰다.

 

1959년 제1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가 루마니아의 라소프에서 열렸다.
중국의 수학경시대회는 1956년에 시작되었다. 그해 베이징, 상하이, 톈진, 우한 등 4개 도시 고등학교 수학리그가 열렸고, 화뤄겅, 수부칭(苏步青) 등 수학대가들이 참여했다.

 

개혁개방 이후 수학경시대회의 미래가 걸린 다롄(大连) 회의가 열려 수학경시대회를 중국수학회가 조직적으로 실시하는 대중참여, 정부에서 지원하고 대중들이 주최가 되는 과외활동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1981년부터 전국 각 성 시·자치구의 고등학교 수학 리그가 개최되었다.


중국은 1985년에 처음 선수를 파견해 IMO에 출전시켰다. 당시 북경대학 부설중학교와 상하이 샹밍(向明)중학교 학생 2명만 출전했지만 동메달 하나를 따 국내를 흥분시켰다. 그 해 말부터 관련 인사들은 어떻게 선수를 선발해서 경기에 참가시킬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1986년 나중에 중국수학올림피아드(CMO)의 전신인 전국 중학생 수학동계캠프가 만들어졌으며 이때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은 모두 전국 고등학교 수학리그를 주름잡았던 학생들이었다. 첫 동계 캠프는 난카이(南开)대학에서 81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6일간 열렸다. 겨울캠프를 통해 국가예비대표팀 21명을 선발한 데 이어 최종 국가대표 6명을 뽑았다.

 

▲ 사진/신화(新华)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올림피아드 수학 대회.
이로써 고등학교 수학리그에서 겨울캠프에 이어 국가대표팀까지 IMO로 가는 통관 경로가 정해졌다. 이후 겨울캠프에 입소한 인원은 100여명으로 늘어났고 상당 기간 국가 합숙 훈련팀 인원은 30명 안팎을 유지했다.

 

천지아화가 그 해 겨울캠프에 입소하기란 쉽지 않았고 고등학교 수학리그 1등상을 받더라도 성마다 상위 6위 안에 든 사람들만 갈 수 있었다고 기억한다.

 

이런 메커니즘 속에서 중국 선수들은 IMO 경기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국은 절반이 넘는 대회에서 단체 종합점수 1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와 중국은 15차례 대회에서 13차례나 단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학생들의 대회 참가 열정은 대단했으며 고등학교 수학리그에 참가하는 학교 중 하나인 화난사범대학 부설중학교에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려 왔으며 전국적인 참가 인원은 수십만 명에 이르렀다.

 

전국적으로는 화난 사범대학부설중학교뿐만 아니라 우강(武钢)3중, 인민대학 부설중학교 등 일부 학교도 잇따라 자체 올림피아드 인재육성 모델을 만들어 특기 선수 선발의 기지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 중 우강3중은 1980년대 말부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1988년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대회에서 은메달 하나를 땄으며 지금까지 17명이 IMO에서 금, 은메달을 따냈다. 1990년대 초에는 호남사범대학부설중학교 학생들이 대거 국제무대에 올라 IMO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00년대에 들어 상하이중학교가 앞자리를 독주하게 되었다. 최근 10년간 국가 6인조에 선정된 통계로는 상하이중학교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각 성시의 중점 중학교로 우수한 학생과 교사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현지 기초 교육 수준도 좋다. 지역 분포상 최근 10년간 대표팀에 뽑힌 횟수와 최근 8년간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횟수를 기준으로 볼 때 남방 쪽의 중학교 스타가 북방 쪽보다 많아 상하이, 우한(武汉), 창사(长沙) 등이 올림피아드 선수의 명산지로 꼽힌다.


2004~2011년 중국 수학올림픽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천융가오(陈永高) 난징사범대 수학과학대 교수는 “경진대회 입상이 수시모집에 도움이 되고 학교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학교 지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교가 집중된 지역도 때때로 올림피아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남방학교가 북방학교보다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유는 교육자원 면에서 우세가 있고 현지에서 수학강의가 중시되고 있고 문화 전승 면의 영향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천융가오는 또 후난(湖南)사범대부설중학교가 대표적인 학교로 대회에서 성적을 거두면서 특급 교사를 배출한 데 이어 전국 각지로 진출해 더 폭넓은 올림피아드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천융가오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차례 IMO 출전을 이끌며 4년간 출전 선수 모두 금메달을 따내 매년 중국 팀이 종합 1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하였다. 당시 그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대중 기반이 좋고 선발 가능성이 큰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스스로 두 팀을 뽑아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중학교 수학경시대회의 열기와 함께 올림피아드 수학열은 초등학교까지 번졌다. 상징적인 사건은 1998년 베이징 샤오승(小升)초등학교에서 시행된 무시험 정책으로 많은 학교들이 올림피아드를 학교 입학의 중요한 지표로 삼도록 만들었다.

 

이후 학교 밖 교육 기관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올림피아드 수학은 일사불란해졌다. 초등학교 올림피아드 수학은 학생의 사유 개척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쉬운 사유 훈련이 더 많은 반면 고등학교 수학경시대회는 지식의 전면성과 탐구성을 더 강조해 전자와 차이가 크다.

 

▲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고락의 여정
수학경시대회에 뛰어든 사람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로 대회 참가를 시작한다. 그들에게 수학은 아름다운 존재로 비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난사범대부설중학교 고3 올림피아드반 학생인 후하오위(胡浩宇)는 고등학교 수학리그 출전으로 성에 선발돼 북경대학 레벨보다 한 등급 낮은 중점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수학경시대회의 문제풀이 과정에 대해 그는 “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탐색 도중, 몇몇 제목들의 특질이나 구조적인 미묘한 부분을 탐색할 때 일종의 재미를 느끼며 더 깊은 곳을 탐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마치 숲 사이를 거닐고 작은 길을 따라 한 모퉁이를 걸은 후 눈앞에 갑자기 꽃 한 송이가 피어나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한 가지 기하문제의 수립은 종종 단계적으로 조건이 무에서 유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후하오위는 그가 한 것은 바로 유에서 무로, 제목 결론을 한 걸음씩 역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출발점으로 돌아갈 때 증명을 완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미는 동전의 한 면일 뿐이고 더 많은 것은 꾸준하게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2017년의 IMO에 “한 사냥꾼이 토끼 한 마리를 추격하는데 시작할 때에는 거리가 같다가 토끼가 한 번씩 뛸 때마다 사냥꾼의 탐지기에는 토끼의 위치와 실제에서 많게는 한 단위씩 차이가 나게 된다. 그리고 사냥꾼도 이에 따라 한 계단씩 이동한다. 109번이 지난 뒤에 사냥꾼이 토끼와의 거리를 최대100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문제의 글자를 다 읽을 수 있었지만 중국팀 선수 6명 모두 이 문제에서 탈락했다.


겨울캠프에 들어간 뒤부터 학생들은 IMO 경연대회와 정확히 일치하는 시험 패턴과 문제유형을 마주했다. IMO는 경기당 6문제로 1문제당 7점으로 대수, 기하, 수론(数论)과 조합(组合) 등 4가지 유형별로 1개씩, 나머지 2문항은 무작위로 출제됐다.

 

6개 문항 평균은 이틀 시험에서 하루 3개 문항의 난이도가 순차적으로 높아지고 이틀 문항은 4.5시간으로 비슷했다. 현재 베이징대 수학대학에 재학 중인 허톈청(何天成)은 화난사범대부설중학교 2017년 졸업생이자 2017년 IMO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그 과정이 4.5시간마다 마치 장거리 경주처럼 보인다고 했다. “한 문제를 보고 난 뒤부터는 돌파가 시작되지만 곧이어 두 시간 혹은 더 많은 시간 동안 문제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마지막 30분이 남았을 때 또 바짝 정신을 가다듬고 마무리를 한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훈련팀 시험에서 허톈청은 3시간 동안 한 문제를 풀었지만 결국 마지막 10분 만에 아슬아슬한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허톈청의 동창이자 전우이며 IMO 금메달을 받았던, 현재 MIT에 재학 중인 런치우위(任秋宇)는 어느 한차례 시험에서 ‘0’점을 받았던 경우도 있었다.

 

그 말은 이날 시험에서 한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말이다. “다행히 그 뒤에 치른 비교적 비중 있는 시험에 성공해 역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시험’을 치게 되는데 국가 소집훈련에 들어가면 선수들은 보통 적게는 서너 번, 많게는 예닐곱 번의 시험을 거치는데 IMO 본선보다 문제 난이도가 더 높다.

 

시험 사이사이마다 국가대표 감독 특강을 한다. “수업을 하면서 시험을 보고, 마지막으로 여러 차례의 시험 성적에 따라 합계 점수가 가장 높고 가장 안정적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를 뽑는다.” 이번 전지훈련팀 감독으로는 IMO 사령탑을 두 차례나 잡았던 푸단(复旦)대학 수학과학대 야오이좬(姚一隽) 부교수가 되었다.

 

런츄위(任秋宇)와 허톈청(何天成)에게는 캠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더 기나긴 과정이었다. 런츄위는 고1과 고2에서 각각 전국 고등학교 수학리그에 출전해 각각 2등과 1등상 중 하위권만을 차지해 성 소속 팀에 들어가지 못했다.

 

허톈청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수학리그에 5차례 출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뒤늦게 성팀에 입단해 CMO 금메달을 따냈지만 국가대표 훈련팀에는 한 등수가 모자라 탈락되었다. 매년 9월 열리는 고등학교 수학리그에 출전하면서 대표팀에 최종 선발되기까지는 반년이 걸린다.

 

평소에는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하는데 많은 정력을 소비한다. 런츄위는 “고1, 고2 때는 대개 70%의 시간을 할애하고, 고3 때는 성팀에 입소한 뒤 학교를 휴학하고 거의 전부 경시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년생 수학리그 때 성적이 좋지 않자 런츄위는 한동안 방황했다. 경시대회 노선을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입시 모드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고3 리그에 참석해 실패하면 결국 수능을 봐야 한다.” 성적이 나오는 날 그는 운동장을 한참 돌아다녔고 결국 계속 앞으로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수학경시대회의 워이지주(韦吉珠) 코치는 “예전의 기억은 다 버리고 제로부터 시작하자며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화난사범대학 부설중학교의 올림피아드 수학반에서 감독의 역할은 스포츠 경기장에 있는 것과도 같으며 선수에게 경험적인 지도와 심리적 위안을 주는 것이 사명이다. 평소 수업에서도 그들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역할을 하지만 주역은 학생들이다.

 

올림피아드반 경쟁 과목마다 전담 코치를 두었으며 코치는 수학 시간에 올림피아드 반 학생 20여 명을 데리고 따로 수업을 한다. 매주 경시대회반 학생들은 일반적인 하루 1교시 40분 수업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 목요일 오후 1시간 30분과 토요일 오전 한나절의 특별 교육을 받는다.


진지아화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보통 말하고자 하는 문제를 미리 보내서 충분히 생각하도록 하고, 다음 날, 학생들이 연단에 올라가서 맞고 틀림에 상관없이 생각을 말하고 여러 사람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한다. 어떤 때는 문제가 반만 풀려 모두 함께 해나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한 문제에서 위증(伪证)이 나타나 모두 함께 직접 바로잡기도 한다.

 

이는 학생과 학생 간에, 교사와 학생 간에 서로 영감을 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수업에서는 직선거리로 9가지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고, 어떤 문제는 그 전에 제시했던 해법 이외의 풀이방법을 제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경쟁반 학생들을 거느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는 경쟁반 교사들이 가능한 한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자신의 지식 체계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차례씩 학생들을 대회에 데려갈 때마다 올림피아드반 코치들은 다시 수업을 준비하는데, 평소 수업 준비량은 보통 클라스 수업의 4~5배다.

 

올림피아드 수학반을 이끌어 온 6년 동안 화난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수학교사인 장치서우(张琪手)는 “어떤 전문가가 책을 새로 내면 그 책은 곧 코치의 책장에 꽂히게 된다”며 백 권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미국의 차이
2015년부터 미국은 IMO 대회에서 2017년을 제외하고 세 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IMO 단체 순위에서 두 차례 3위, 두 차례 2위를 차지했다. 얼마 전 끝난 루마니아 마스터스 수학대회에서 미국 올림피아드 대표팀 감독인 포셴로(포센로) 카네기 멜론대 수학과 교수가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취임 이후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일련의 변화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중미 간의 올림피아드 수학의 차이가 나타났다. 그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  사진/본지기자 전훙거(甄宏戈) 

미국 올림피아드 수학팀 총감독 카네기 멜론대학교

뤄붜선(罗博深) 부교수.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올림피아드 수학도 층층이 선발된다. 매년 2월이면 전미수학리그 AMC10/12(10학년 또는 12학년이 참가)가 열리며 참가자 수는 20만 명 정도이다.

 

이후 3월 말까지 열리는 미국 수학경시대회에 1만 명 가까운 학생이 선발돼 500명이 더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매년 6월 열리는 미국 올림피아드 수학 훈련캠프(MOP)에 약 60명이 입소해 3주 반 동안 IMO 경기 전 훈련을 한다.


특히 이들 선발생은 내년 IMO참가를 위한 준비생들이다. MOP에 선발된 예비군단은 그 해 12월 말부터 이듬해 4월까지 매달 한 차례 더 시험을 치르고 그 동안의

시험 성적을 종합해 대표팀 6인조를 가리게 된다.

 

중국 선수의 반년 선발 시간에 비해 미국의 올림피아드 선발은 1년반 전부터 시작된다는 얘기이다. 올해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장쓰후이(张思汇) 상하이 이공대 강사는 이런 메커니즘에서 미국 선수들이 안정적인 실력 발휘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2014년 부임하기 전에 포셴로는 이미 미국 올림피아드팀의 부감독직을 4년간 맡아 해왔다. 2015년 그는 미국팀을 21년 만에 IMO 챔피언에 복귀시켰는데 이는 1980년 빙상의 기적으로 불리는 미국 아이스하키팀이 올림픽 아이스하키 금메달을 따 40여 년간 금메달을 독점해 오던 구소련 팀을 꺾은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야오이좬은 포셴로 신임 감독이 부임한 뒤 한 가지 중대한 변화는 미국 국적의 고등학생만 출전할 수 있던 기존의 선발 규칙을 바꿔 미국에서 고등학교만 다니면 된다고 바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팀의 학생 선발 범위를 어느 정도 단기간에 넓혀준 것이다. 홍콩에서 열린 제57회 IMO에서 미국이 우승한 6명 중 2명이 중국 여권 소유의 선수들이다.


중국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2010년 말 교육부 등 5개 부처는 고교 수학리그에서 성급 1등 장학생에게 주는 혜택을 없애고, 합숙훈련팀 선수들만 수시모집한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천융가오는 “추천제도가 이들에게 활로를 열어주었다.

 

추천제도가 없었으면 학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의 수학대회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장이 관심을 가진다는 부분이다. 교장이 중시해야 이 학교의 올림피아드 수학 능력 향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더 큰 측면에서 통계숫자는 중국에서 IMO 성적이 좋은 해(2000~2010년)의 참가 조건에 맞는 인원은 2,000만 명에 이르는데 최근에는 그 수치가 1,000만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야오이쥔은 “이런 기준수의 변화는 그래도 낙관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전임 감독들과 달리 야오이쥔은 미국에서 자란 포셴로가 경영능력도 뛰어나고 후원도 많아 트레이닝을 많이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마지막 3주 동안 미국 대학은 거의 방학을 맞이한 시즌이며 미국의 합숙훈련은 10명의 코치와 10명의 조교가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여러 명의 코치가 서로 다른 강의실에서 동시에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과 단점에 따라 수요에 맞는 선택 학습 수업에 참여한다. 전체 집중 트레이닝에 든 비용은 40만 달러였다. 반면 중국 전지훈련팀의 예산은 20만 위안 안팎으로 인력, 재력 등 부족으로 인해 훈련팀 감독들은 학생들에게 집단 강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십여 년 동안 미국팀이 줄곧 해 온 일 중 하나는 계속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있는 일이다. 2003년부터 미국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필립스 엑세터중학교의 펑주밍(冯祖鸣) 교사는 ‘6위 중점 육성’ 전략을 고안했다. 앞서 인터뷰에서 그는 “국가대표 팀마다 한두 명씩은 특별히 훌륭한 사람이 있지만 여섯 명은 없다”고 고백하면서 “뒤쪽 벤치를 강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포셴로도 이 전략을 이어갔다.


장쓰후이(张思汇)는 “예전에는 중국팀의 3위 안에 드는 선수가 미국, 러시아에 비해 반드시 우위에 있지는 않았다”며 “다만 상대의 5~6위 순위 선수가 상대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리가 총점이 높았지만 최근 5년 동안은 이들의 5~6위 선수의 수준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말했다.


미국 올림피아드 수학 캠프에서 포센로 감독이 팀을 꾸릴 때 함께 시작한 코치들은 21세 안팎의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당장 학생들이 직면한 수학과 생활 관련 도전에 가장 근접해 있었기 때문에 적합했다.” 펑주밍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IMO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보물상자’라고 표현했고, IMO 같은 훈련팀은 미국팀 선수들만 수용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동아리와 기구가 활발해진 것도 미국 수학경시대회의 신선한 혈액 수송을 뒷받침 해주었다.


수업 방식 면에서도 미국의 올림피아드 교과과정은 독특한 부분이 있다. 기하 학습을 예를 들면, 베이징사범대학 교육학부 자오핑(赵萍) 부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사들이 디자인에 기초한 학습방식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헤어 토이 인형을 주인공으로 삼아 집을 지어주는 상상을 한다. 설계도면부터 수작업으로 쌓은 뒤 집 내부에 계단을 달아주고 집 기능을 분할해 가구를 만드는 방식은 학생들의 실생활형 문제해결 능력을 훈련시켜 중국 내의 ‘집중문제 풀이’ 모델과는 크게 다르다.”


또 중국 내의 교육자원 불균형에 비해 미국의 경우 교육자원이 분산돼 있고, 주변 중학교 교육에 대한 대학들의 참여도가 높아 대학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동아리를 꾸릴 수 있게 되어 있다.


미래의 길
야오이좬(姚一隽)은 최근 몇 년간 IMO 결과를 보면 미국팀은 눈에 띄게 발전한 반면 중국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정상의 범위를 유지했지만 6명의 전반적인 수준은 약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수학경시대회에 적합한 학생들을 어떻게 뽑고, 또 그 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1956년 ‘수학통보(数学通报)’에서 화뤄겅(华罗庚)은 “(수학경연은) 수학에 재능이 있고, 공부를 하는 이외의 여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트레이닝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썼다. 올해 IMO의 리더인 슝빈(熊斌) 화동사범대 수학과 교수는 수학경시대회는 5%의 중국 학생들에게만 적합하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천지아화(陈嘉华)의 관찰에 따르면 오늘날의 올림피아드 수학은 지나치게 공리(功利)적인 것이 되었고, 학생들이 올림피아드 수학을 배우는 목적도 다양해졌다. 맹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교육과학연구원 추차오후이(储朝晖) 연구원도 “실제로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이나 이 길을 걷는 학생들은 정말 학생 스스로가 흥미를 갖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지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고 메달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난사범대학부설중학교 장치웬(张琪原) 수학감독은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나아가 수학경시대회 훈련을 통해 사고력을 높이고, 수학에 대한 인식을 풍부하게 해 더 탄탄한 지식기반을 갖출 것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 반 20여명 학생 중 수학에 대한 순수한 애착을 가진 경우가 대여섯 명을 넘지 않으며 기타 학생들은 수학을 잘하는 특기생이거나 출제문제를 맞추는 데 주력하는 경우가 있다. 가끔씩은 “단순히 좋아해서 하는 공부를 한 학생들이 문제 출제범위를 맞춰 연습하는 학생들보다 성적이 부진할 수도 있다.”


국가대표팀에서조차 전술 플레이(套路制胜)로 승부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거기 있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적어도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기 시작할 것이고, 항상 기존의 경험에 의지하려고 하는 것은 분명 안된다.”

 

야오이좬은 명제 고리를 통해 문제의 내용과 유형의 자유성을 구현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사유를 정세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 상황은 서서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면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의 기본기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실점을 많이 했다는 기하 문제를 예로 들었을 때 2015년 IMO에서 중국팀은 미국보다 19점이나 뒤떨어졌다. 이는 중국팀보다 미국팀이 3명이나 더 이 문제를 푼 셈이다.

 

2013년 중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도 역시 기하 증명 문제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전국적으로 모인 300명 우수 학생들 중 30명이 충분조건과 필요조건을 헷갈려 했다. 천융가오는 이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수업개조와 무관치 않고, 평면 기하학을 단순화해 학생들의 ‘추리와 계산 능력의 저하’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 사진/응답자 제공. 화난사범대학부설중학교 수학교사 천지아화(陈嘉华).

 

야오이좬은 지금 어려운 점은 학생들 양성에 있어서 과거에는 대다수의 중점 중학교에 수학 취미 반이 있었고, 교내에 방과 후 교실이 있어 거기에서 독학으로 공부하기도 했지만 오늘날에는 20~30여 년 전에 비해 교내의 교사 역량을 조직하여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 더 늘어나지 않았으며 일부 명문학교의 수학 코치들은 마치 사장처럼 학생들을 조직해 수업을 듣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능력 있는 일선 교사들을 교육하고, 교과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하는데, 이 일은 누가 해야 하는지, 또 그 일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추차오후이(储朝晖)는 전문 동아리, 협회 등 제3자의 역량을 합류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과학원 원사, 수학자, 베이징사범대-홍콩 진후이(浸会)대 연합국제학부 탕타오(汤涛) 총장은 국제선진화에 걸맞은 선수를 선발 육성하고, 경비를 더 많이 지원하며 대표팀 소집 시간을 조금 늘려주고 학생들이 기타의 국가 시합에 참여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O 장학금은 적지 않은 참가자들의 꿈이지만 궁극적인 목표일 수는 없다. 포센로는 <중국 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더욱 주목하는 것은 학생들의 장기적인

발전, 그리고 20년 후 신문에서 그가 인류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뉴스를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연구자들은 IMO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4년에 한 번뿐인 필즈상은 최근 20년간 거의 매회 한두 명씩 IMO 수상 경력이 있는 선수가 수상을 하고 있다. 탕타오(汤涛)는 정말로 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일부 최고 수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는 IMO 금메달을 딴 뒤 다른 길을 택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2002, 2003년 2년 연속 IMO 금메달 1위를 차지한 남방과학기술대 푸윈하오(付云皓) 강사는 글에서 어떻게 하면 수학 고수들이 빨리 두각을 나타내 중복적 훈련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며 대학에 들어간 뒤 수학을 싫어하게 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을지 하는 고민의 흔적을 남겼다.


추차오후이는 대회에 참여하는 진정한 목적은 자신을 알고 발견하며 자신을 만들고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리성을 피하고 자주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코치와 참가자들은 IMO 참가의 가장 큰 수확은 경기 자체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 학습, 독립적 사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능력과 일을 끝까지 해내는 품성을 길러주는데 있으며 앞으로 그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경대에 들어간 허톈청은 도서관 책상을 지키며 책 한 페이지를 읽고 하루 종일 깊이 있게 사색을 했다. 대학 입학 전에는 밤을 새울 생각도 없었는데, 지금은 수학 문제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멀리 MIT에 있는 런치우위(任秋宇)는 미지의 존재에 대해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갖고 순수 수학 연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저우톈(周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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