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잘못된 교훈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10-14 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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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앤 마리 슬로터(Anne- Marie Slaughter)
전(前) 미국 국무원 정책기획주임, 프린스턴대학 정치·국제사무학과 교수, 현(现) 미국 싱크탱크(think tank) 신임회장 겸 CEO

7월. 영국의 이라크 전쟁 참전 교훈을 다룬 '칠콧(Chilcot)보고서'가 7년의 제작과정을 거쳐 마침내 세상에 선보였다. 사람들은 영국이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前) 영국수상의 잘못된 판단과 흐름으로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쟁에 휘말린 것에 열광적으로 주목하면서도 진정한 교훈은 무시해버리기 쉽다.

많은 비판가가 이라크 전쟁의 실패가 서양의 ‘간섭주의’ 외교정책이 비(非)도덕적인 헛수고라는 것의 반증이라 생각하지만 지난 간섭의 성패로 간섭의 효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런 논리 때문에 미국 빌 클린턴(Bill Clinton) 정부는 1993년 소말리아 내전 개입에 실패한 후, 다음 해 르완다에서 일어난 민족 대학살을 막을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아주 제한된 행동만으로도 당시의 민족 대학살을 막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다시 이라크 전쟁 이야기로 돌아와서, 미국의 간섭으로 수십 만 이라크 국민이 살해되고 나라가 파멸되었으며, 영국과 미국 병사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전쟁의 비극은 모든 간섭에 대한 경고가 되어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Obama) 대통령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을 막는다’는 이유로 IS 외의 시리아 세력에 대한 무력 행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반응도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2013년 여름 오바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이 자국 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후 시리아 파병에 임박해 생각을 바꿨다. 이는 당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수상이 아사드 정권에 행동을 취하는데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도 있다.

“현재는 이라크 전쟁 당시와 상황이 달라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막는 잘못된 주장들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캐머런 전(前) 수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보수당 위원들은 노동당 반대파 의원들과 함께 시리아를 공중 공격해 화학무기 습격을 한 아사드 정권을 징벌하는 동의안을 부결했다. 동의안이 부결되자 당시 영국 국방부장관 필립 해먼드(Philip Hammond)는 이라크 전쟁으로 국민여론이 악화되었음을 인정하였으며, 전(前) 노동당 대표 에드 밀리밴드(Ed Miliband)는 영국 국민들이 “영국이 이라크 전쟁의 교훈을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칠콧(Chilcot)보고서’는 미국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이라크 침범으로 자원을 투입한 소정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며 이라크 역시 뜻밖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그 결과 6년 간 이어진 영국의 이라크 행동은 ‘결코 성공적이라 할 수 없는’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이라크에서의 실패가 모든 간섭 행위를 반대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되며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수집된 정보들은 모든 가능한 측면에서 교차적으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 준칙은 리비아 문제에도 적용되지 않아 벵가지에서 수십 만 명이 학살되었다는 비공식 보고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둘째, 수단과 목적이 대략적으로라도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시행한 경험이 없고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경제와 민간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독재에서 민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세대의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대규모 살상무기’가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훨씬 적은 대가로 앞서 말한 무기의 처음 목표를 폐기할 수 있다.

셋째, 간섭을 시행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최선이 아닌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간섭하지 않더라도 간섭할 때 예상되는 비용에 상응하는, 어쩌면 그보다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되어 있다.

앞서 말한 교훈들은 높은 기준에 달해야만 앞으로의 간섭에 적용할 수 있다. 시리아에 제기된 일부 조치는 적어도 이러한 간섭 표준보다는 만족스럽다. 아사드가 자국 국민들을 겨냥해 폭력을 행사한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학살로 수백 만 국민이 시리아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시리아에 간섭하는 공개적인 목표는 아사드가 자국 국민들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것을 막는 것이 되어야 한다. 간섭행위를 통해 아사드와 그의 지지자들을 설득해 평화회담의 과정이 얼마나 어렵든 진정한 평화회담을 통해 충돌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앞서 말한 구체적인 목표들을 실현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하며 아주 정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사드의 공군과 공항을 공격목표로 하는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의 반(反)인도적인 범죄에 대해 폭격을 가하고 있으나 그 타깃을 시리아 정부가 아닌 IS로 제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간섭행동이 아사드의 평민학살을 막지 못하거나 평화회담의 조건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시리아의 상황은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사드 정권이 약해지면 IS가 강해질 것이라 걱정하지만 IS가 시리아를 장악하게 되면 서양, 기타 중동국가와 시리아 국민에게까지 더욱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IS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사실 아사드이다. IS는 2011년 3월 아사드 정권 들어 최초의 평화시위가 일어난 후로 선전해 온 반(反)테러 공약을 강화해 나갔다. 또한, 시리아 전국민이 아사드 공군의 협조 유무와 관계없이 전력을 다해 IS에 대항할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 역시 IS에 대한 대항을 계속할 것이다.

“간섭행동은 모든 측면이 철저히 계산, 논쟁, 검증되어야 한다”는 '칠콧 보고서’의 주된 결론은 옳다. 간섭이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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