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교육관’의 맹점

엘리트 교육논리로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이 틀린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본질적으로 성공에 대한 그들의 이해의 폭이 편협하고 세속적이기 때문이다.
온라인팀 news@inewschina.co.kr | 2016-03-31 1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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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신문주간 한국어판
글/쑤더중(苏德中)

 

최근 중국의 연구팀이 분석한 많은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논리 가운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엘리트교육관’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여러 가지 고압적인, 심지어 ‘반 인성적인’ 교육방식으로 이어져 자녀의 생활과 정신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과 손상을 줄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혀를 내두를 만한 사회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베이징대학 ‘호랑이엄마(虎妈)’가 9살짜리 아들에게 짜준 ‘P Kid 주간생활계획표’가 대표적인 예다. 아이는 매일 18시간 공부하고 수면시간은 6시간이며, 주말 역시 운동을 위한 태권도와 수영, 예술적 소질을 기르기 위한 피아노와 라틴댄스, 외국에 나갈 것을 대비한 영어공부,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바둑과 올림피아드수학, 전통문화를 배우기 위한 고전문학읽기, 인격수양을 위한 붓글씨 등등 학원스케줄로 가득 차있다.

 

스케줄이 완벽해 보이는가? 그러나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에 대해 자기자신이 바라는 아이의 모습뿐 아이가 바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도 어릴 때부터 그렇게 지내왔다는 이유로 고압적인 교육이 아이의 어떠한 심리문제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불만을 토로하고 반항해도 어머니는 개의치 않을 것 같다. 엘리트교육모델에 빠지면 ‘다 아이를 위한 것이다’, ‘나중에 나의 고충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등의 말이면 모든 것이 합리화되기 때문이다. 


발달심리학이론에는 두 가지 자원의 매우 중요한 양육방식이 나온다. 하나는 ‘인정-호응(이하, ‘애정)’의 차원이고, 또 하나는 ‘요구-통제(이하, ‘통제’)’의 차원이다. 


‘애정’의 차원이란, 부모가 아이의 필요를 얼마나 지지하고 이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아이의 행동에 만족한 후 아이를 따뜻하게 칭찬해주는지 여부를 말한다. ‘통제’의 차원이란,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관리하고 통제하는 정도를 말한다. 


이 두 차원이 섞여 ‘권위적’(높은 애정과 높은 통제), ‘독재적’(낮은 애정과 높은 통제), ‘허용적’(높은 애정과 낮은 통제), ‘무시적’(낮은 애정과 낮은 통제)의 네 가지 양육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이애나 바움린드(Diana Baumrind)는 위의 네 가지 양육형태 중에 애정과 통제의 차원이 모두 높은 권위적 양육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교육방식임을 발견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신봉하는 엘리트교육은 독재적 양육형태에 가깝다. 많은 장기추적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교육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성장 후에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즐겁지 않아 보이며 자기중심적이고 불안하고 멍한 모습을 보인다. 필자가 현재의 중국 교육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점 이기도 하다. 


사실 엘리트교육관의 육아논리가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 중심의 팰로앨토(Palo Alto)시에 위치한 엘리트중학교 두 곳의 경우, 가정이 부유하고 성적이 우수하며 특기가 많은, 아이비리그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이 두 학교는 미국 전국평균의 4~5배에 달하는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심리학교수 수니아 루타(Suniya Luthar)는 학생들이 자살한 중요한 원인으로 실리콘밸리의 엘리트문화를 꼽는다. 일반 학교에 비해 엘리트학교 학생들이 흡연, 음주, 마약을 하는 비율이 높고 조급증이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루타 교수에 따르면 첫 번째 원인은 학업스트레스와 과외활동의 부담이고, 두 번째 원인은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와의 친밀감이 부족해 자신의 정서적인 문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이를 풀어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는 것이다. 


어떻게 이야기하면 엘리트 교육논리로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이 틀린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본질적으로 성공에 대한 그들의 이해가 편협하고 세속적이기 때문이다. 베이징대학의 ‘호랑이엄마’가 짠 아이의 스케줄처럼 아이가 사람이기 보다 상품에 가까운 것이다. 


엘리트교육관에 따르면 아이가 좋은 초등학교에 진학해야만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 잘 살수 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출발선에서부터 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면서도 정작 신의 행동이 아이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무시했다. 아이에게 ‘너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으니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희생’에 아이가 선택한 것은 없다. 아이는 왜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어른들의 ‘걸림돌’이라도 된 듯 궁지에 몰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 이것이 교육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명문학교로 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심리적인 문제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 정신적인 스트레스, 흡연, 자폐 등의 현상이 아이들 세대의 ‘엘리트’들 사이에 점점 흔해질 것이다. 두려운 것은 부모와 교육자를 비롯한 우리 대부분이 이 문제를 의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의식하고도 중시하지 않았거나. 상대평가 때문에 ‘건강 제일’의 성장은 어쩔 수 없이 희생되고 말았다.


마들린 레빈(Madeline Levin)은 그의 저서 <아이 잘 가르치기(教好你的孩子)>에서 ‘우리는 성공에 대해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필자도 깊이 동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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